“이재명 석고대죄” 공세 올린 여, 마은혁 임명 압박하는 야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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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에 여권 비판 쏟아져
국힘 “9전 9패…입법 폭거에 사법부 경고” 비판
민주 “재판관 미임명은 위헌…마 후보자 임명해야”

지난 2월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지난 2월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전초전’으로 평가받았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여야 간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여당은 민주당의 탄핵 시도가 좌초됐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야당은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여권이 이를 계기로 탄핵 정국에서 주도권을 되찾으려 하고,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4일 국민의힘은 헌재의 한 대행 탄핵심판 기각 결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중독에 경종을 울리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와 사법 정의가 원칙 위에 서 있음을 증명한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헌재가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을 7(기각 5·각하 2)대 1(인용)로 기각했다”며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9전 9패다. 헌정사에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며 “심지어 민주당도 예측했던 결과다. 이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 대표는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정략적 목적을 위해 졸속 탄핵을 추진했다. 87일간 국정을 마비시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탄핵 기각에 대해 헌재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재판부가 한 대행의 위헌성을 인정했다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서울 광화문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은 경범죄에도 벌금을 내고 처벌받는다. 그런데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이 정한 의무를 어겨도 용서받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는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 수호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한 대행은 위헌 판단이 난 헌법재판관 미임명 상태를 해소하고 법률에 따라 상설특검 추천 의뢰를 즉시 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판결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한 민주당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 대행 복귀로 최 부총리 탄핵 추진의 정당성과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은 탄핵 대신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는 등 전략 수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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