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약 없는 부전마산선 개통 지역민들 속 탄다
붕괴 구간 복구 장기화·피난터널 이견
국토부, 난공사 해결책·로드맵 제시를
부산과 경남을 잇는 핵심 광역철도망인 부전마산복선전철 개통이 올해도 물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하부터널 붕괴 구간 복구공사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시행자인 ‘스마트레일’은 개통을 3개월 앞둔 2020년 3월, 이곳에 부전마산복선전철 상선과 하선을 잇는 피난터널을 뚫었다. 하지만 토사와 지하수가 본선으로 유입되면서 터널이 붕괴됐다. 사업자는 붕괴 사고가 난 지점에서 터널 구조물을 교체하고 지반을 다시 메꾸는 작업을 해왔지만, 흙을 걷어내고 낙동강에서 유입되는 물과 펄을 차단하는 공정이 까다로워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 복구공사가 6년째 이어져 지역민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고 구간이 복구되더라도 개통까지 또 다른 난관이 있다. 사고 구간인 삼락생태공원부터 사상역까지 1km 구간에 들어설 2곳의 피난터널 공사를 두고 사업자와 국토교통부가 이견을 보이는 것이다. 애초 설계 계획에 따르면 대저2동 강서금호역과 사상역 사이 구간에 피난터널 4개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설계안대로 피난터널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업자는 이곳 일대가 지하수와 가스 등이 들어찬 연약지반인 데다 추가 붕괴를 우려해 난색을 보인다. 피난터널 대신 화재 시 열차 진입을 막는 시설물과 격벽형 피난 대피 안전문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토부와 사업자가 팽팽히 맞서면서 개통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부전마산선 개통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행정통합의 취지는 부산과 경남을 하나의 광역 통합지방정부이자 단일 경제생활권으로 묶어 수도권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경제 수도’로 육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행정구역의 결합이 아니라 도시와 지역을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광역적 공간을 새로 구성하는 일이다. 여기서 도시와 지역을 연계하는 광역철도망 구축은 필수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을 앞당기고 지역균형발전의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핵심 인프라인 부전마산선 개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피난터널 조성 난공사를 이유로 개통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수조 원이 투입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행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지난해 3월 GTX-A 남부 노선(동탄~수서)에 이어 연말 북부 노선(운정중앙~서울역)이 개통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역까지, 경기도 동탄에서 서울 수서역까지 180km의 속도로 달려 20분 대에 연결한다. 수도권에 대적할 유일한 경제권인 부울경 지역에 제대로 된 광역철도망 하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토부는 부전마산선의 조속한 개통을 위해 하루빨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피난터널 조성 난공사를 어떻게 돌파할지 대책을 치밀하게 세우고, 언제까지 개통하겠다는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