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도시’ 거제가 ‘촬영 핫플’ 떠오른 비결은?
천혜의 자연 경관 불구 딱딱한 이미지
도시 경쟁력 높이려 영상물 제작 유치
2017년부터 작년까지 120여 편 지원
제작진, 방문객 유입으로 경제 활성화
대한민국 대표 ‘조선 도시’ 경남 거제가 ‘영상 친화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라는 상징성에다 남해안 한려수도를 품은 천혜의 비경이 뒤늦게 입소문을 타면서 영화와 드라마, 예능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첫 극장판인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오픈 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맛깔나는 요리들로 채워진 영상미로 호평받은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거제 구조라항이었다. 국내 촬영지를 물색하던 감독 겸 주연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구조라의 빼어난 풍광에 매료돼 거제를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거제시는 촬영장소 발굴답사, 촬영세부계획 협의, 인허가, 섭외 등을 적극 지원했다. 또 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발 민원이나 일정지연 등을 발 빠르게 조율해 제작진에게 호평을 받았다.
세계 조선 빅3로 손꼽히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거제는 최근 산업 도시가 주는 딱딱한 이미지 탈피와 지역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각종 영상물 제작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상으로 접한 거제 모습에 매료돼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촬영에 따른 스태프, 배우 등 100여 명이 장기간 머물면서 소비하는 비용 역시 상당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게 거제시 설명이다. 여기에 도시 이미지 제고를 통한 거제 브랜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2017년 드라마 병원선 올 로케이션을 시작으로 거제 지역 치어리딩 동아리 실제 사연을 담은 영화 ‘빅토리’ 등 지난해까지 120여 편의 드라마, 영화, 예능 제작을 지원했다. 지난해 거제에서 촬영한 영화, 드라마 7편이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수년간 적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신뢰를 쌓은 덕에 촬영하기 좋은 도시로 소문나 거제시를 찾는 영상 관계자가 늘고 있다”면서 “뛰어난 자연경관과 매력이 넘치는 거제의 진가가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