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낮게 날아 이상하다 했는데…” [무안 여객기 참사]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참사 목격 주민들 “쾅 소리 나며 섬광”
“바퀴 나오는 곳 불 붙어 있었다” 목격담

무안국제공항 인근 장재마을 전창준 씨 등 주민들은 참사 이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인근 장재마을 전창준 씨 등 주민들은 참사 이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 당시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은 사고 재발을 우려하며 불안감을 호소한다.

30일 무안공항 인근에 있는 망운교회 조경삼 장로는 “아침 예배를 위해 교회에 나왔는데 비행기가 너무 낮게 떠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낮게 떴다. 마치 눈앞에서 뜨는 모습이었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 장로는 사고 당시 항공기 모습을 또렷이 목격했다. 조 장로가 본 비행기는 북쪽으로 날더니 갑자기 서쪽(바닷가)으로 방향을 틀었고 잠시 뒤 다시 동쪽으로 급격하게 비행기 머리를 돌렸다. 목적지를 알기 힘든 항로였는데, 결국 공항 쪽으로 다시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비행기가 너무 낮게 날고 있었던 데다 엔진소리가 너무 커 비행기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조 장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제발 큰 문제가 없길 바랐는데, 잠시 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섬광이 터졌다”고 말했다.

출근길에 사고를 목격한 주민 김미금 씨는 여러 차례 폭발음을 들었다. 김 씨는 “(사고) 비행기 가까이 있어 소리가 들렸는데 비행기에서 ‘펑, 펑’ 소리가 두어 차례 명확하게 들렸다. 그리고 바퀴가 나오는 부분 쪽에서 이미 불이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을 찾고 처참한 모습을 목격한 주민들은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인근 마을에 사는 이모 씨는 “사고가 난 뒤 몇몇 사람들과 현장에 갔는데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참혹했다. 가슴이 떨려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속으로 기도만 했다”고 전했다.

공항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무안국제공항이 있는 망운면에는 1800여 명이 거주한다. 특히, 송현리나 목동리, 목서리 등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동선에 포함돼 있다. 활주로 바로 지척에 있는 장재마을 주민 전창준 씨는 “농사를 짓고 있을 때 비행기가 낮게 날면 무서울 때가 많다. 이번 사고가 났을 때도 오싹함을 느꼈다.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주민들은 계속해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전남 무안=김현우·변은샘 기자 khw@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