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이 정도일 줄이야…” 체험으로 가까워지는 '바다'
2024 해양 모빌리티·안전 엑스포
VR로 해양 쓰레기 수거 비롯
'시타델’ 재현·보트 체험 인기
해양 일자리 홍보관 다수 운영
올해 모빌리티 포함 확대 전시
11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 해양환경공단 직원 안내에 따라 VR(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한 순간 청항선(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배) 갑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자 갑판 넘어 하늘과 바다도 보였다. 마치 실제 배 위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곧이어 정면에 ‘플라스틱을 수거하세요’라는 문구가 뜬 뒤 생수병, 타이어, 축구공 등 해양 쓰레기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차례로 배 위로 올라왔다. 30초간 손을 뻗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는 쓰레기 중 11개의 플라스틱을 골라냈다. VR 체험 참여자 중 최고 기록이었다. 부스 운영을 담당하는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VR 체험으로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과 청항선의 역할을 알리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VR 체험과 퍼즐 맞추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해양 안전·모빌리티를 간접 체험하는 대규모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일보〉가 주관하는 ‘2024 대한민국 해양 모빌리티·안전 엑스포’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행사는 해양 관련 기관과 업체 60곳이 참여해 200여 개 부스를 운영한다. 지난해까지 해양 안전 위주로 구성됐지만, 올해는 해양 산업의 미래로 꼽히는 모빌리티에 대한 전시도 포함됐다.
동시에 일반인도 참여 가능한 해양 관련 체험 행사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해양안전VR체험관’ 내 VR 기기와 모션 체어를 설치했다. 참가자는 구명조끼 착용, 선박 화재 진압, 양망기(어업용 그물을 배로 끌어 올리는 기계) 끼임 사고 등을 가상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이밖에 바다 퍼즐 맞추기, 해양 보드게임, 패들 보트 체험, 바다 유리자석 만들기 등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이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해양경찰 부스에서는 구조사 CPR(심폐소생술) 교육이 진행됐고, 해적 공격에 대비해 선박 내부에 있는 비밀 피난처 ‘시타델’을 재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체험 행사뿐 아니라 ‘해양 모빌리티·안전 기술 및 기자재 산업전’ ‘비즈니스 미팅’ 등 관련 기업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다수 운영됐다. 해경, 해군,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등은 해양 일자리 홍보관도 운영했다. 행사장에서는 해앙 안전에 관한 ‘숏폼 영상제’ 수상작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수부는 디지털화와 탈탄소화 등 첨단 해양 분야를 육성하고 2050 신해양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해양 모빌리티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올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차세대 해양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특구로 지정됐다”면서 “지역 내 유망한 해양 모빌리티 기업을 발굴하고 2028년까지 국제 표준에 맞는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해, 이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