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30년까지 의대 교육 예산 5조 원 투자… 의협 "허무맹랑한 땜질”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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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5조 원 국고 투입하기로 결정
국립대 교원 2027년까지 1000명 증원
국립대병원 중심 전폭적 재정 투자 실시


교육부 오석환 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증원에 따른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2030년까지 약 5조 원을 투입한다. 국립대 의대 교수를 3년간 1000명 증원하고 실험·실습 첨단 기자재를 지원하는 한편, 국립대병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지역 필수의료 거점으로 육성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는 “의학 교육에 5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허무맹랑한 땜질일 뿐이다”며 평가절하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 동안 의학교육 여건 개선에 약 5조 원 이상을 국고로 투자한다. 교육부는 의대 교육여건 개선에 2조 원, 복지부는 전공의 수련교육·병원 지원 등에 3조 원을 각각 집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립대 의대의 인프라 확충에 6년간 약 1조 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의대 증원에 발맞춰 국립대 의대 전임교원을 △2025년 330명 △2026년 400명 △2027년 270명 총 1000명을 증원한다. 원활한 교수 충원을 위해 근무 경험이 풍부한 은퇴 교수를 명예 교수로 임용해 교육·연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 오석환 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 단계별 실험·실습 기자재도 추가 지원한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기초의학 실습실 등에 필요한 현미경과 해부 실습용 탁자, 시신 냉동고, 가상 해부 탁자 등을 지원한다. 내년부터 증원된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의대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건물 신축 등에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턴키 방식 계약 등을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국립대 병원에 대한 전폭적인 재정 투자도 이뤄진다. 정부는 내년에 국립대 교육·연구 공간 등 인프라 확충에 829억 원, 지역 필수의료 연구 역량 강화 등에 1678억 원을 투자한다. 우선 학생과 전공의가 실제 병원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 실습을 중심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임상교육 훈련센터’를 2028년까지 모든 국립대 병원에 건립한다. 17개 권역 책임의료기관의 수술실과 중환자실의 시설 장비 개선에도 나선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에 대해 “허무맹랑한 땜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의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투자 방안에 대해 “허무맹랑한 땜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내년에 4개 지역에서 8개 진료과목 전문의 96명을 대상으로 월 400만 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하는 ‘계약형 필수 의사제’도 도입한다. 교육부 윤소영 지역인재정책관은 “지역에서 자란 학생이 의대를 입학, 교육과 수련을 통해 지역의료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축적한 후 지역에 정주하는 의사로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학 교육 여건 개선 투자 방안에 대해 “대국민 눈속임 땜질”이라고 혹평했다. 의협은 “5조 원 투입 계획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처럼 어떤 분석과 근거도 없고, 사회적 합의와 국민 허락도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사실상 5조 원은 의대 교육 환경 지원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예산”이라며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5조 원이라는 국민 혈세를 들여도 의료 사태를 수습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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