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30분 혈투’ 6월 TV토론 규칙 틀 그대로
상대 후보 발언 땐 마이크 꺼져
빈 종이·펜·물병만 들고 ‘백병전’
오는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10일(현지시간) TV토론을 앞두고 규칙과 관련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쳐왔다.
이번 TV토론은 앞선 6월 TV토론 때 두 후보 간 합의된 토론 규칙 틀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토론은 각 후보의 모두발언 없이 진행자 질문에 두 후보가 2분씩 답변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번 토론 때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악수도 나누지 않은 채 토론을 시작했는데, 이번 토론에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악수를 나눈 뒤 토론을 진행할지 주목된다.
한 번씩 답변을 마친 후에는 상대 후보의 답변에 반박할 수 있도록 2분이 추가로 다시 주어진다. 반박까지 모두 마치고 나면 두 후보에게 후속 설명이나 해명 또는 답변을 할 수 있도록 추가로 1분이 더 부여된다. 후보들은 서로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 없으며, 질문 권한은 진행자에게만 부여된다.
두 후보는 총 90분간 진행되는 토론 내내 연단 뒤에 빈 종이와 펜, 물 한 병만 가지고 서서 ‘백병전식’으로 토론을 벌이게 된다. 2분간의 마무리 발언은 동전 던지기 결과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순서로 이뤄진다.
6월 TV토론과 동일하게 이번 토론에서도 자신의 순서가 아닐 때는 마이크가 꺼지는 규칙이 그대로 유지됐다. 해리스 캠프는 마이크 음소거 규칙을 없애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규칙 변경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토론 참여를 거부할 것을 우려해 결국 기준 규칙을 받아들였다. 앞서 2020년 대선 토론 당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사회자의 말을 계속 방해하면서 토론의 흐름을 끊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것이 결국 대선 승패에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음소거 규칙은 유지됐지만 후보 간 뚜렷한 언쟁이 발생할 경우 주최 측이 마이크 음소거를 해제할 수 있다고 CBS 뉴스는 전했다. 상대 후보 발언을 지속해서 방해할 경우엔 사회자가 경고를 줄 수 있다. 또한 TV토론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후보가 한 발언을 보도할 수도 있다.
이번 TV토론 이후 추가 대선 후보 토론은 아직 예정되지 않았다. 양측은 TV 토론 개최 방식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캠프 측은 이번 토론 외에 9월 중 두 차례의 추가 토론을 제안했고, 해리스 캠프 측은 10월 중 한 차례 추가 토론에 동의한 상태이나 양측간 기싸움 과정에 추가 토론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오는 10월 1일 CBS 뉴스가 주최하는 TV토론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