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변수 겹친 대입, 수시 첫 단추 잘 끼워야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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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간호대 증원·무전공전형 확대 등
입시 결과 예측 어려워 전략 잘 세워야
9월 모평 가채점으로 수능 경쟁력 분석
수시 지원 대학 하한선 신중하게 검토

수험생들은 자신의 내신 성적과 모의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대입 상담 캠프. 김종진 기자 kjj1761@ 수험생들은 자신의 내신 성적과 모의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적합한 수시모집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대입 상담 캠프.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2025학년도 대학입시가 9일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의대·간호대 모집정원 증원, 무전공전형 확대 등 대형 변수가 겹친 올해 대입은 어느 때보다 입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지원 전략을 철저하게 세우고 대비한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첫 단추를 잘 끼우려면 내신 성적과 직전 모의평가 결과 등 나의 토대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정심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9월 모평 ‘평이’… 작년 수능보다 훨씬 쉬워

매년 9월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모평)는 수험생들의 수시·정시모집 지원 전략 수립에 중요한 계기다. 수능에서의 등급과 순위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됐다. 응시생 규모가 본수능과 비슷하고, 문제 출제 범위도 본수능과 동일하기 때문에 ‘예비 수능’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시험이다.

하지만 지난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9월 모평은 예년과 달리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예년보다 쉽게 출제돼 변별력을 확인하게 힘든 시험이 됐다.

서울중등진학지도회가 분석한 9월 모평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수학 영역 최고표준점수는 각각 129점, 138점으로 나타났다. 최고표준점수는 해당 시험의 난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시험이 쉬우면 최고표준점수가 내려간다. 수학 영역의 경우 2014년 선택형 수능 도입 이후 최고표준점수가 가장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10%를 넘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용암 모평’이라고 불린 지난 6월 모평 당시에는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이 1.47%에 그쳤다. 수험생들로서는 6월 모평과 9월 모평의 난이도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면서 올해 본수능 난도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냉정한 대응을 요구한다. 부산시교육청학력개발원 진로진학지원센터 강동완 연구사는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시 6월, 9월 모평 결과를 바탕으로 본수능 난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며 “쉽게 출제됐다고 해서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강 연구사는 “수능 난도를 예측하기보다는 자신이 부족한 영역이나 문제 유형을 보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나의 위치 냉정하게 살펴야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 지원 전략 수립의 첫걸음은 나의 성적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앞서 치른 학력평가·6월 모평 결과와 9월 모평 가채점 결과,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예상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 등의 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자신의 성적을 냉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면 입시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9월 모평 성적 분석 및 정시 예측 서비스 등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수험생들은 수능 당일 성적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동안 치른 모의고사 성적 중 가장 좋았던 성적과 가장 안 좋았던 성적의 범위에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의 범위를 먼저 설정해야 한다. 올해 2025학년도 대입의 최종 관문은 수시모집 이후 시작되는 정시모집인 만큼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점검해 정시 지원 가능 대학, 수시 지원 가능 대학 순으로 지원 범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살펴본 뒤에는 가장 먼저 수시 지원 대학의 하한선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수시 지원 대학 하한선은 수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을 경우를 대비한 ‘보험 원서’다. 수시 지원 대학 하한선은 정시 지원 가능 대학과 비슷하거나 더 낮게 지원하는 것이다. 수험생 중 상당수는 수시 지원 대학을 고민할 때 가장 가고 싶은 곳부터 고민한 뒤, 탈락에 대비해 자신의 성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대학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수시모집에 합격하고도 후회가 남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으로서는 수시 지원 대학 하한선을 먼저,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후회를 남기지 않는 전략일 수 있다.

■후회를 줄이는 원서 쓰기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에서 총 6개의 수시모집 원서를 낼 수 있다. 6장의 원서 중 ‘꼭 쓰고 싶은 원서’와 ‘꼭 써야만 하는 원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와 같이 대형 변수가 많은 입시에서 수시모집 지원 당일에 희망 대학·학과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거나 9월 모평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경우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을 반드시 세워둬야 한다. ‘꼭 써야만 하는 원서’를 정해둔 뒤 ‘꼭 쓰고 싶은 원서’를 조정하는 것이 좋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은 “수시 지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후회를 줄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는 9월 모평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분석하고 정리해 경우의 수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지원 대학 중 가장 낮은 대학을 먼저 결정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점검해 자신이 갈 수 있는 대학을 하나씩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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