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관광 ‘큰손’ 외국인, 지난해 7200억 원 썼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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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소비, 내국인 대비 4배
부산 비중 44% 연안 중 최대

지난해 외국인들의 1인당 국내 해양관광 소비가 내국인의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의 소비는 부산과 제주 연안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해 국내 연안 지역을 찾은 외국인들의 신용카드 매출액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1일 밝혔다. KMI 최일선 박사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해양관광 소비 규모가 720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안 지역에서 이뤄진 외국인 전체 소비의 82.8%에 달하는 것이다.

전체 매출액과 결제 건수를 기반으로 비교한 결과 외국인의 1회 평균 결제금액은 내국인보다 3.8배 높았다. 내국인의 1회 평균 결제금액은 2만 3119원인 반면 외국인은 8만 8512원으로 분석됐다. KMI 지역경제·관광문화연구실 측은 “연안 지역의 해양관광 활성화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연안 지역별로는 국내 대표 해양관광지인 부산에서의 소비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부산의 외국인 해양관광 시장 규모는 3218억 원으로 전체의 44.6%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시장 규모가 컸던 제주(25.2%)와 합하면, 전체 소비의 약 70%를 두 지역이 책임진 셈이다.

부산 구군별로는 해운대구에서의 소비가 2012억 원으로 부산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전국과 마찬가지로 부산에서 가장 큰 소비가 이뤄진 업종은 숙박업(1490억 원)이었다.

국내 연안 지역을 찾은 가장 ‘큰손’은 싱가포르 관광객(26.9%)이었다. 미국(21.2%), 대만(9.8%), 중국(4.6%)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는 국내를 찾은 전체 외국인 국적 순위와 차이를 보였다. 방한 외국인 국적 1위는 일본이며, 2위는 중국, 3위와 4위는 각각 미국과 대만이다. KMI는 이러한 차이를 두고 일본과 중국인의 수도권 관광 집중 현상이 반영될 결과로 해석한다. 반대로 연안 지역들이 일본과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해양관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KMI 김종덕 원장은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해양관광 시장을 계량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국제 해양관광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추가 연구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해양관광지가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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