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독수리 알레르기’ 극복… 롯데, 한화에 3연전 첫 승
27일 사직에서 3-1 역전승 거둬
7회초 1점 내주고 8회말 뒤집어
박세웅, 7이닝 1실점으로 역투
윤동희 ‘역전타’로 해결사 역할
롯데 자이언츠가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 3연전에서 첫 승을 거두고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불씨를 살렸다. 한화 타선을 잠재운 선발 박세웅의 호투와 윤동희의 역전타 합작이 빚어낸 결과였다.
롯데는 27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8차전 홈경기에서 3-1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선발로 등판한 박세웅은 올 시즌 한화의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36을 기록하는 등 유독 한화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세웅은 이날 경기에서는 7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선보여 ‘독수리 알레르기’ 반응을 깨끗이 씻어냈다. 또한 롯데의 윤동희는 7회말 천금같은 적시타로 롯데가 경기를 뒤집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롯데는 경기 초반에는 다소 답답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1회말 1사에서 고승민과 손호영이 안타를 쳐 주자 1, 2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빅터 레이예스가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득점에 실패했다. 롯데는 2회말 공격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선두 타자 전준우가 안타를 때려 1루로 진출한 뒤 나승엽이 뜬공으로 잡혔지만, 윤동희가 중전 안타를 쳐서 주자 1, 2루가 됐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노진혁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손성빈은 뜬공을 쳐 역시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한화 또한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롯데 선발 박세웅이 초반부터 한화의 타선을 틀어막으며 역투를 펼쳤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7회 전까지 한화의 최재훈과 요나단 페라자에게 안타 1개씩만 허용했을 뿐 나머지 한화 타자들을 침묵시켰다. 문제는 롯데의 최대 위기가 찾아왔던 7회초에 벌어졌다.
타석에 들어선 한화 노시환이 볼넷을 골라 1루로 진출한 뒤 채은성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쳐서 무사 주자 2,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어 김태연이 1루에서 땅볼 아웃됐지만, 3루의 노시환이 홈으로 들어와 한화가 1점 먼저 달아났다. 여전히 아웃 카운트 2개를 남겨 놓고 있던 박세웅은 한화 김인환을 범타, 최재훈을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자칫 대량 실점할 수 있는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롯데의 공격은 8회말 들어서야 비로서 풀리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고승민이 우중간 뜬공을 쳤으나 한화 수비들이 놓치는 바람에 2루까지 달아났다. 이어 손호영이 좌전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가 찾아왔다. 이후 4번 타자 레이예스가 희생플라이를 친 덕분에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1-1 동점이 됐다.
레이예스 다음으로 방망이를 잡은 롯데 ‘캡틴’ 전준우는 볼넷을 골라 롯데는 1사 주자 2, 3루 상황을 만들었다. 나승엽이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다음 타자인 윤동희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윤동희가 우중간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면서 경기는 2-1로 역전됐다. 이어 정보근도 중전 안타를 때려 롯데와 한화의 점수 차는 3-1로 벌어졌다.
9회초 롯데의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등판했다. 김원중은 한화 장진혁에 1루타를 내주고 노시환에게는 볼넷을 내주는 등 투구가 다소 불안했다. 하지만 채은성의 병살타를 유도해 일거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고, 김태연을 뜬공으로 잡아 3-1 승리를 굳혔다.
이날의 수훈 선수로 선정된 박세웅은 경기 종료 인터뷰에서 그간 부진으로 겪었던 마음고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훈련 과정을 털어놨다. 특히 투수 코치들과 함께 투구 영상을 분석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박세웅은 “7회초 점수를 준 것 외에는 전반적으로 다 좋았던 것 같다”며 “아웃 카운트도 빨리 늘려갔고, 이닝도 나름 잘 끌고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약간 강박처럼 거울만 보이거나 길을 가다가도 투구 폼을 잡았다”며 “지난 경기 공을 던지고 감독님이 3구 삼진이나 4구 안에 타자와 승부하는 것도 시도해보라고 격려하신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