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부산, 비트코인 자산 축적 앞장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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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식 비온미디어 대표

미국,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자산 선정
러시아, 비트코인 채굴 합법화 시동

한국만 금융상품 기획·시장 진입 제동
국내 투자자, 미국 투자로 국부 유출

‘비트코인 현물 ETF’ 부산서 상장
부산블록체인특구 통해 해결책 찾기를

트럼프 미국 대선 후보는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하여 “비트코인을 미국 정부 차원의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선정하고 비축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략자산이란 부족할 경우 국가의 경제 안보를 위협할 만큼 중요한 자산이라는 뜻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이 향후 비트코인이 원유처럼 국가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전략자산으로서 비축하겠다는 뜻이다.

올해 초 미국증권위원회(SEC)는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 전 세계 ETF의 20%가 미국에 상장되어 있고, ETF 거래량 80%는 미국에서 발생한다. 이렇게 영향력이 막강한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기 때문에 비트코인 현물 ETF는 사실상 글로벌 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써 비트코인을 향한 미국 정부의 견해가 익명성을 기반으로 범죄에 이용된다고 규제하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주류 금융시스템에 완벽하게 진입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는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1%, 21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보유한 물량 대부분을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유 물량은 2021년 대비하여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볼 때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보고, 비축하기 시작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미국에 이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약 19만 개이며, 중국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암호화폐 채굴 합법화 법안에 서명하고, 러시아의 블록체인 업체들의 비트코인 채굴을 합법화함으로써 자국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향한 각국 정부의 보유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 및 금융기관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규제당국은 비트코인 ETF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국내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을 막고 있다. 관련 법규가 명확하지 않은 탓에 국내 금융기관은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 기획도 관련 시장 진입도 할 수 없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거래소를 통해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보관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안전하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전 세계의 비트코인 투자 자금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에는 국경이 없다. 우리나라 규제당국에서 막더라도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는 국내의 투자자들은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미국 주식을 사는 것처럼, 미국 금융기관이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막으면 막을수록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의 자산운용사에 수수료를 내면서 뉴욕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국부 유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금융당국의 상황은 이해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기존 금융시스템과 비트코인 간의 접점을 뜻한다. 이것은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이 기존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시스템에 비트코인 현물 ETF가 연결되는 것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준비하는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며 관련 규제를 지속하는 것은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런 면에서, 부산 블록체인 특구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는 이렇게 기존 금융체계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비트코인 현물 ETF’와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혁신적인 디지털 금융상품을 출시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에서 국내 자산운용사가 국내의 블록체인 기업과 협력하여 비트코인 현물 ETF 금융상품을 발행하고, 이 금융상품을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에 상장하여 국내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의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부산으로 돌릴 수 있다. 또한, 국내 디지털 금융시장과 블록체인 생태계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됨으로써 자연스레 대한민국 국민에 의한 미래의 전략자산 ‘비트코인’ 축적이 시작될 것이다.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가 대한민국 전략적 자산 축적의 선봉장 역할을 맡는 셈이다. 대한민국 자산시장과 블록체인 생태계의 발전 그리고 국가 전략자산의 축적을 위해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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