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맥주의 계절 여름에 더 위험한 통풍…방치하면 혈관 합병증 위험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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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의 증상과 치료·관리] 
요산이 피 타고 관절 침범해 염증
탈수와 맥주·음료수 섭취, 위험 ↑
남성 압도적 많고 40대가 최대

무증상→급성→만성 결정성까지
고혈압·당뇨 만성질환 동반 많아
꾸준히 약 먹어야 합병증 예방

센텀종합병원 류마티스내과 문동혁 과장이 통풍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류마티스내과 문동혁 과장이 통풍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치맥을 즐기는 40대 남성 A 씨, 밤에 갑자기 엄지 발가락 통증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 발가락은 뜨거워지고 부어오르다가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해졌다. 급성 통풍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관절 염증을 일으켜 관절이 붓고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센텀종합병원 류마티스내과 문동혁 과장은 "특히 여름은 체내 요산 농도가 높은 환경이 돼 통풍에 위험하다"고 소개한다.


■약물 치료로 염증 조절 필수

요산은 특정 음식이나 약의 퓨린이라는 물질을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보통 콩팥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몸에서 너무 많이 만들어지거나 콩팥의 배출 능력이 떨어지면 혈액 중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이 된다. 이 경우 요산이 피를 타고 관절로 이동해 관절에 달라붙어 염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관절이 붓고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통풍이라고 한다.

퓨린이 많은 음식에는 술, 내장, 액상과당, 고기, 등 푸른 생선 등이 있다. 특히 여름에는 통풍 발병률이 높아진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 내 수분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요산 농도가 높아지고, 여름에 많이 마시는 맥주나 음료수가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문 과장은 "통풍은 일종의 관절염이지만, 다른 관절염처럼 관절을 덜 쓴다고 해서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반드시 약물치료로 염증을 조절해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관절염인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관절을 많이 써서 관절이 닳아서 생기지만, 통풍은 요산이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무릎처럼 많이 쓰는 관절이 주로 아픈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주로 발목이나 발가락 관절이 아픈 것도 차이점이다.

통풍 환자는 고령화, 식습관의 변화, 대사성 질환 증가 등에 따라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통풍 진료 인원은 2022년 50만 8397명으로, 2018년보다 17.1%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22.9%)가 가장 많았고, 50대(20.7%), 60대(17.7%) 순이었다.

2022년 기준 성별로는 남성(47만 1569명)이 92.8%로, 여성(3만 6828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술이나 고기를 많이 먹는 식습관의 영향도 있지만, 여성은 여성 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도와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추기 때문에 폐경기 이전에는 고요산혈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심할 경우 발가락 등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은 특히 여름에 발병률이 높아진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 내 수분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요산 농도가 높아지고, 여름에 많이 마시는 맥주나 음료수가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발가락 등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은 특히 여름에 발병률이 높아진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 내 수분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요산 농도가 높아지고, 여름에 많이 마시는 맥주나 음료수가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동반 질환 관리해 악화 예방

통풍은 단계별로 증상이 다르다. 우선 요산 수치는 높지만 통증이 없는 상태인 무증상 고요산혈증이 있다. 대부분은 평생 거의 증상이 없지만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컨디션의 변화로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발생한다. 이때는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등 하나의 관절이 심하게 아프면서 벌겋게 부어오른다.

심한 통증이 지나가고 난 뒤에는 증상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간헐기 통풍 단계에 접어든다. 증상은 1년에 한두 번 생길 수도 있고, 한 달에 여러 번 생길 수도 있다.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에 요산 덩어리가 심하게 달라붙어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한다. 이 경우 관절이 튀어나오거나 뒤틀릴 수 있고, 피부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통풍은 병력 청취와 다양한 검사를 통해 관절염 등과 감별하고 진단한다. 아픈 관절의 위치를 우선 확인하고 관절이 부어있는지,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확인한다. 이어 혈액 검사로 혈중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통풍을 진단하게 된다.

치료제로는 요산 수치 저하를 돕는 약과 진통소염제, 항염증약제를 주로 쓴다. 통증이 심한 관절에는 항염증 주사를 놓기도 한다.

센텀종합병원 문동혁 과장은 "많은 환자들이 통풍은 아플 때만 약을 먹으면 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통풍은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풍 첫 발작이 발생한 지 20년 후에 통풍결정이 있는 환자가 28%나 되고, 그중 2~3%는 심한 불구가 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고요산혈증은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거나 요로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 과장은 "통풍 환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풍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이런 동반 질환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특히 통풍은 협심증이나 중풍과 같은 혈관 합병증 위험도 올릴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과식을 피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퓨린 함량이 많은 술과 액상과당, 고기 등 섭취를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요산 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미 통풍이 발생한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꾸준히 통풍 약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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