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문화시선] 문학관-공연장 '윈윈'해야
문화부 선임기자
부산 금정구 ‘만남의광장’에 들어설 부산문학관 건립 소식은 부산 문학인들에겐 숙원이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부지가 결정된 만큼 건립에 속도를 내면서도 빈틈없어야 한다는 게 문학인들의 지적이다. 계획대로라면 2025년 실시설계 후 2027년 완공하고, 2028년 연초 개관이 목표이다. 현재 부산연구원에서 대형 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데, 문학관 건립과 관련해 최근 금정문화회관 관계자들이 뿔이 났다. 문학관을 짓는다는데 문화회관 관계자가 왜 화를 내는 것일까. 이유인즉슨, 문학관 건립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금정문화회관 옥외 주차장 부지(39면 규모)를 사용했으면 한다는 부산시의 공문 때문이다. 물론 아직까진 의견 협의 단계이고, 사용(연계) 가능 여부를 묻는 내용이다. 하지만 부지 소유권이 시에 있고, 운영권만 금정문화회관에 있다 보니 불안불안하다.
금정문화회관은 “수용 불가”로 시에 회신했다. 불가 사유는 금정문화회관은 영락공원 조성에 따른 보상 차원의 지원 사업으로 건립된 만큼 그 취지가 유지되어야 하고, 현재 187면이 확보된 주차면은 일평균 출입 차량 261대에도 턱없이 모자라며, 공연이나 행사에 따라 최대 719대까지 출입하는 등으로 지금도 부족한데 옥외 주차장이 수용되면 주차난 가중과 관람객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는 거다. 게다가 그 일대는 대체 용지도 구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현재의 옥외 주차장이 금빛누리홀(대공연장) 뒤편과 연결돼 해당 공간은 무대 세트 등 공연 물품을 반입하는 대형 화물차량이 드나들거나 주차해야 하고, 단체 관람을 하는 대형 버스 주차 시설로 사용돼 왔다는 사실이다. 단순 주차장이 아니라 공연장 운영에 필수 시설이란 의미다.
금정문화회관 관계자도 ‘기관 이기주의’는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문학관이 옆 부지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만 해도 정말 기뻤다”면서 “시의 계획처럼 문학관 조성과 함께 인근 금정문화회관, 금샘도서관,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등과 연계해 새로운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면 새로운 금정 문화 벨트를 형성해 ‘윈윈’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공문서가 왔다 갔다 하기 전에 현장 상황을 좀 더 숙지하고, 관계자 의견을 경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부산의 모 예술행정가는 “일차원적으로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계획을 짜다 보면 저럴 수 있다”며 “문학관 주차장을 지하로 넣더라도 두 시설이 모두 살아날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새로 짓는 시설만큼이나 기존 공간도 존중하면서 또 하나의 문화 클러스터를 이룰 때 진정한 상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