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비품 함부로 가져갔다간 곤란한 일 당할 수도 [트래블 tip톡] ⑭
비누·볼펜 등 일회용품 가져가도 무방
‘무료’ 적힌 물품 무엇이든 챙겨도 돼
숙박객 68% 고가 물품 몰래 훔쳐 퇴실
침대 시트·수건·성경 가장 많이 들고 가
호텔 측, 고가 비품은 추적해 배상 요구
호텔 객실에는 많은 비품이 갖춰져 있다. 숙박객은 객실 사용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비품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비품 중 일부는 퇴실할 때 가져가도 무방하다. 호텔 측에서 가져가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문제 삼지는 않는다. 과연 어떤 비품을 가져갈 수 있을까, 그리고 가져가면 안 되는 비품은 무엇일까.
■가져가도 되는 비품
먼저 비누다. 객실 비누는 대부분 소형이다. 일종의 일회성 제품이다. 따라서 어떤 종류를 가져가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청소실을 슬쩍 들여다보면 비누가 넘쳐난다. 방 청소부에게 비누를 하나 더 달라고 부탁해 챙겨뒀다가 새 비누를 챙겨갈 수도 있다. 물론 호텔 직원에게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거나 가져간다고 알려 줄 필요는 없다.
샴푸와 컨디셔너도 작은 병에 든 것이라면 가져갈 수 있다. 최근 일부 호텔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내세워 소형 병 대신 대형 리필 병을 객실에 비치한다. 대형 병은 가져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샴푸와 컨디셔너에는 호텔 이름이 적힌 경우가 많다. 작은 병을 가져가면 호텔 홍보 효과도 있어 호텔 측에서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무료(complimentary 또는 free)’라고 적힌 물품은 무엇이라도 챙겨갈 수 있다. 세탁용 비닐, 1회용 커피나 크림 또는 설탕 등이다. 일부 호텔에서는 손님에게 샴페인, 과일바구니 등 무료 선물을 주기도 한다. 거기에는 ‘complimentary’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가 꽂힌 게 일반적이다. 이것도 당연히 가져갈 수 있다.
호텔 측에서 볼 때 종이, 볼펜, 연필 그리고 슬리퍼는 소모품이다. 게다가 이런 비품에는 호텔 이름이 적혀 있어 손님이 가져가면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져갈 수 없는 비품
호텔 객실에서 비싼 비품을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호텔 숙박객 중 68%가 고가의 물품을 몰래 챙겨갔다. 이런 비품은 가격이 꽤 나가기 때문에 호텔 측으로서는 손해가 크다. 숙박객이 훔쳐가는 비품 목록을 보면 기가 막히는 경우도 있다. 객실 커튼을 뜯어가거나 TV를 들고 간 사람, 기념품으로 삼겠다며 객실 문에 붙은 방번호 표식을 떼간 사람도 있었다.
객실 투숙객이 가장 많이 가져가는 비품은 침대 시트나 수건, 성경이다. 조심해야 할 점은 일부 호텔에서는 수건 등에 전자태그를 달아놓고 분실하면 추적해서 회수하거나 배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커피포트, 드라이기 등 객실 내의 전자제품은 종류를 불문하고 가져갈 수 없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객실에서 사라지면 호텔 측은 반드시 추적해서 비용을 청구한다. 객실 옷장에 걸린 잠옷이나 목욕가운 그리고 옷걸이도 가져가서는 안 된다. 유리잔이나 머그잔도 마찬가지다.
일부 호텔에서는 값비싼 비품이 사라지면 종류를 불문하고 꼭 추적한다. 그리고 훔쳐간 고객에게 배상을 받은 뒤 추후 숙박을 금지시킨다. 훔쳐간 물건 가격이 꽤 비싸거나 개수가 많을 때에는 경찰에 체포돼 법적 처벌을 받기도 한다. 2012년 일본에서는 20대 남녀가 에히메의 한 호텔에 숙박한 뒤 퇴실하면서 2만 2000엔 상당의 물품 9가지를 챙겨갔다가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