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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조별리그 첫날 부산 3개팀 승리… 전통 강호들 첫 승 맛봐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62회 청룡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가 지난 16일 개막한 가운데, 조별리그 첫날 전통의 강호들이 잇따라 첫 승을 올렸고, 부산지역 출전 3개 팀도 첫 승을 신고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고교 축구 명문 39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전통 강호들의 활약이 빛났다. 지난해 우승팀인 경북 영덕고는 4골을 넣은 미드필더 노승재의 맹활약을 앞세워 경남 범어고에 6-0 대승을 거뒀다. 영덕고는 지난 16일 경남 고성군 회화면체육공원에서 열린 조별리그 7조 첫 경기에서 전반 31분과 전반 40분에 터진 노승재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영덕고는 후반 들어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3분 이준석의 세 번째 골로 사실상 승기를 잡은 영덕고는 후반 8분 노승재, 후반 25분 오준현의 골에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노승재의 쐐기골로 6-0 승리를 거두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위용을 드러냈다. 영덕고 노승재는 한 경기에서 무려 4골을 몰아 넣으며 득점 선두에 나섰다.
전통의 강호 인천 부평고(1조)는 이날 공격수 윤제희의 멀티골 등으로 강원 상지대관령고에 5-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첫 승을 올렸다. 부평고는 전반 5분 정보석, 전반 24분 김성효, 전반 24분과 34분 윤제희의 잇단 골로 4-0으로 앞서 나갔고, 후반 21분 황승원의 추가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4조에 속한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울산 학성고FC는 경기HSFA에 0-2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부산지역에서 출전한 4개 팀은 조별리그 첫날 순항했다. 8조의 부산 동명FC는 이날 경북 경주정보고를 맞아 2-0으로 승리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동명FC는 후반 11분 강서진의 선제골과 경기종료 직전 김도임의 쐐기꼴로 첫 승을 거뒀다. 같은 조의 부산 유나이티드도 이날 경기 와이엠율면FC를 맞아 후반 22분 박재관의 결승골로 첫 승을 신고했다. 부산 경남공고SC(2조)는 강원 주천고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경남공고는 전반 5분 터진 안정환의 골을 잘 지켜 승리를 맛봤다. 부산정보고(1조)는 이날 경기 수원공고와 공방을 벌이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2조 경기에서는 경기 서해고가 전남 순천FC를 1-0으로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서울 팀끼리 맞붙은 3조에서는 서울 풋볼AU가 서울 중대부고를 2-0으로 제압하고 첫 승을 거뒀고, 서울 중앙고가 전반 42분 김범의 결승골을 잘 지켜 서울 인창고에 1-0 승리를 거뒀다.
4조에선 경남 거제고와 충남 예산삽교FC가 열띤 공방 속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5조에서는 경기 광문고가 전반 9분 진영찬의 결승골을 잘 지켜 경기 GS경수클럽에 1-0 승리를 거뒀고, 경남 마산공고는 박성빈의 멀티골을 앞세워 경기 초지고를 3-1로 꺾고 첫 승을 맛봤다. 6조에서는 경기 이천제일고가 후반 20분 터진 김정현의 결승골로 군북 군산제일고에 1-0으로 이겼고, 경남 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도 후반 24분 박무진의 골로 서울 경희고를 1-0으로 제압했다.
7조에서는 경북 자연과학고가 전반 10분 윤건영과 후반 28분 이사무엘의 골로 전북 전주공고에 2-0 승리를 거뒀다.
9조에선 경남 철성고가 경기 계명고를 4-1로 제압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철성고는 전반 22분 조영빈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후반들어 이대성(후반 31분)의 추가골과 종료직전 터진 윤준서, 지현우의 쐐기골로 승리했다. 같은 조 서울 JHL FC는 강원 갑천고을 2-0으로 제압하고 첫 승을 신고했다. 10조에서는 경기 삼일공고가 전반 22분 이성영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에만 3골을 몰아 넣어며 인천 남동유나이티드에 4-0 대승을 거뒀다.
2025-07-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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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벌어진 격차… 사상 첫 한일전 3연패
한국과 일본 축구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 축구의 흐름에 근접하고 있는 반면 한국 축구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일간의 격차는 지난 15일 끝난 동아시안컵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실점해 0-1로 패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일본에 내준 것도 모자라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 3연패를 당했다. 2021년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른 평가전과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맞대결에서 연이어 0-3으로 패했다. 한국이 일본에 마지막으로 승리한 건 6년 전인 2019년 부산에서 벌어진 동아시안컵 맞대결(1-0)이다.
한국은 일본과 상대 전적에서 42승 23무 17패로 여전히 우위에 있으나, 최근 10경기에서는 2승 3무 5패로 크게 밀린다.
기량적인 측면에서 격차는 더욱 벌어진 모습이다. 패스의 정확도, 첫 볼 터치, 공 키핑 능력, 킥의 정교함 등 기술에서 일본이 한국에 앞선다는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는 물론 그나마 상대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던 몸싸움에서도 일본 선수들에게 밀리곤 했다.
홍 감독은 경기 전날 “일본하고 우리는 비슷한 전술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팀 모두 스리백 수비라인을 가동하는 등 전열이 비슷하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라운드에서의 전술 수행 능력에서 양 팀 선수가 보여준 차이는 컸다.
일본 선수들은 수시로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한국 공격진을 교란했으나,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 상황 판단과 대처 능력도 일본 선수들이 훨씬 좋았다.
한국은 끝내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홍 감독은 후반 들어 신장 190cm가 넘는 오세훈(마치다), 이호재(포항)의 ‘트윈 타워’를 가동하고 이들의 머리를 겨냥해 크로스를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 루트에 치중했다.
홍 감독은 오랜 기간 일본축구협회가 만들어 온 매뉴얼에 따라 선수들이 일관되게 전술을 익혀온 일본 선수들과 달리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 들어서야 대표팀 차원에서 스리백 전술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개인 기량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대표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국 축구가 전체적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
2025-07-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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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청룡기 고교축구대회 16일 ‘킥오프’
국내 고교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제62회 청룡기 전국고교축구대회가 16일부터 31일까지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부산일보사와 대한축구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부산시축구협회, 고성군축구협회가 주관하며 고성군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1957년부터 명맥을 이어올 정도로 역사가 깊다. 현재 국내 최고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올해 대회는 16일부터 31일까지 경남 고성군 스포츠타운(1·2·3·4구장)과 회화면체육공원, 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전국 11개 시도 39개 팀이 참가해 경쟁을 펼친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10개 팀이 참가하고 서울에서 6개 팀이 출전했다. 부산과 경남이 각각 5개 팀이 참가해 경쟁을 펼치고, 강원과 경북이 각각 3개 팀이 출전했다. 이어 인천과 전북이 각각 2개 팀, 울산과 전남, 충남이 1개 팀씩 참가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부산일보사 10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조 추첨 결과에 따라 39개 팀은 10개 조로 나뉘어 예선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20개 팀이 본선 토너먼트를 거쳐 청룡기 왕좌를 가린다.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동률인 경우 승자승, 타이브레이크, 골득실, 다득점, 페어플레이, 추첨 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타이브레이크는 승자승 절차를 거친 이후에도 2개 팀 이상이 같은 순위에 있다면 해당 팀 간 승자승 절차를 한 번 더 적용하는 방식이다.
정규 경기 시간은 전후반 40분씩 총 80분이다. 본선 토너먼트 경기에서 전후반 80분 동안 승부가 나지 않을 땐 4강전(준결승전)까지는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로 승자를 결정한다. 결승전의 경우 전후반 승부가 안 나면 연장전 20분(전후반 10분씩) 후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린다.
조 추첨 결과 1조엔 부산정보고SC U18, 수원공고, 강원 상지대관령고, 인천 부평고가 배정됐다. 2조에선 부산 경남공고SC U18, 강원 주천고, 전남 순천FC U18, 경기 서해고가 격돌한다. 3조에는 서울풋볼A U18, 서울중대부고, 서울중앙고, 서울 인창고가 포진했다. 4조에서는 경남 거제고, 충남 예산삽교FC U18, 경기HSFA U18, 울산 학성고FC U18이 맞붙는다. 5조에선 경기 광문고, 경기 GS경수클럽 U18, 경기 초지고, 경남 마산공고 등이 경쟁을 벌인다. 6조에선 전북 군산제일고, 경기 이천제일고, 서울 경희고, 경남 보물섬남해스포츠클럽 U18창선이 본선 진출을 다툰다. 7조에선 경북 영덕고, 경남 범어고, 경북자연과학고, 전북 전주공고가 자웅을 겨룬다. 8조에선 경북 경주정보고, 부산 동명FC U18, 경기 와이엠율면FC U18, 부산유나이티드 U18이 토너먼트 진출을 노린다. 9조에선 경남 철성고, 경기 계명고, 서울 JHL FC U18, 강원 갑천고가 접전을 벌인다. 10조에선 경기 삼일공고, 인천 남동유나이티드 U18, 부산 SC DONGA U18이 맞붙는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인 ‘디펜딩 챔피언’ 경북 영덕고가 올 대회에서도 강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덕고는 올해 전반기 전국 고교리그 대구경북권 2위를 차지했고, 올 2월과 4월 열린 제47회와 49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 고교 축구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강팀이다. 지난해 준우승 팀인 울산 학성고FC는 2025 전반기 전국 고등리그 부산울산권에서 2위에 올라 있고, 제30회 무학기 전국고교 축구대회에서 8강에 오른 저력의 강팀이다. 전통의 강호 인천 부평고도 관심을 끈다. 부평고는 올해 전반기 전국 고등리그 서울인천권 1위를 차지했고, 2025 춘계 전국고교 축구대회 2위, 제30회 무학기 전국고교 축구대회 4강에 올랐다. 경기 수원공고도 강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원공고는 올해 전반기 전국 고등리그 경기권 정상에 올랐고, 2025 춘계 전국고교 축구대회와 금강대기 전국고교 축구대회에서 각각 8강에 진출했다.
부산에서 출전하는 팀 중에서는 부산정보고SC가 눈길을 끈다. 부산정보고SC는 올 전반기 전국 고교리그 부산울산권역에서 4위를 차지했고, 제47회 문체부 장관배에서는 16강에 올랐다. 올 전반기 전국 고교리그 부산울산권역에서 5위를 차지한 부산 SC DONGA는 제56회 부산MBC 전국고교 축구대회 8강과 함께 제30회 무학기 전국고교 축구대회서 16강에 오르며 이번 대회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한편 15일 부산일보사에서 제62회 청룡기 전국중학교축구대회 조 추첨도 완료돼 대진이 최종 확정됐다. 중등부 경기는 8월 2일부터 15일까지 14일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부산과 경남, 서울, 대구, 인천, 울산, 경기, 경북, 전남, 전북 등 10개 시도에서 32개 팀이 경합을 벌인다. 부산에서는 부산서부SC, 부산진FC, 부산수영SC, 부산SAHA FC, 부산해운대구FC, 부산인터풋볼아카데미, 부산덕천SC 등 모두 7개 팀이 참가한다. 중등부는 고등부와 경기 규칙은 같으나 경기 시간은 70분으로 고등부보다 10분 짧다.
2025-07-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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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새내기 가능성 확인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6년 만의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대회는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력 강화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대회 첫 경기에서 한국은 이동경(김천), 주민규(대전), 김주성(서울)의 골로 승리를 가져왔다. 특히 이동경은 4년 만에 A매치 골을 기록했고, 김주성은 데뷔골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FIFA가 지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아 유럽파 선수들이 빠졌고, 대신 K리거와 일부 J리거가 주축을 이뤘다. 홍명보 감독에게 젊고 새로운 선수들을 시험할 기회였다. 실제로 경기에서는 6명의 선수가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김봉수(대전)는 첫 A매치에서 3선 왼쪽 날개로 출전해, 측면 공격과 빌드업 모두에 기여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힘을 보탰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호재(포항)는 큰 키를 활용한 고공 플레이와 몸싸움에서 강점을 보였다. 강상윤(전북) 역시 많은 활동량과 공격적 움직임을 보여줬다.
강원FC의 모재현과 서민우도 후반에 투입돼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다. 모재현은 우측 윙백으로 데뷔전을 치렀고, 서민우는 날카로운 킬 패스와 적극적인 수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40분엔 20세 이하(U-20), 23세 이하(U-23) 대표팀 등 연령별 대표팀에서 이름을 알린 이승원(김천)도 고대하던 성인 대표팀에서 첫선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11일 홍콩전, 15일 일본전에서 또 다른 신입 선수들을 점검할 계획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데뷔전이 쉽지 않다는 걸 본인들도 많이 느꼈을 것이다. 다음 경기에도 젊은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 뒀다. 이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2025-07-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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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곤잘로 아이파크 ‘원정 불패’ 이끌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달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충북 청주와의 17라운드 경기에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2-1로 앞서나가다 후반 추가시간대 어이없는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승점 1점만 챙기는데 그쳤다. 부산이 이날 승리를 지켰다면 리그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홈 경기 부진을 지울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은 홈 경기 부진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하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3000여 홈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사기가 꺾인 부산의 다음 상대는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축구 명가’ 수원 삼성. 그것도 원정 경기였다. 부산은 지난 5월 17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홈 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하지만 부산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다. 부산 조성환 감독은 경기 전 “선제 실점하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18라운드 경기에서 부산은 전반 18분 프리킥 위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최영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김지현의 헤더를 부산 수문장 구상민이 잘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최영준이 밀어 넣은 것이다.
부산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부산은 전반전 수원에 8개의 슈팅(유효슈팅 3개)를 허용했지만, 5개의 슈팅 중 4개의 유효수팅을 기록할 만큼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추가 실점 없이 후반전을 맞은 부산은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5분 안양에서 부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북한 국가대표 출신’ 이적생 리영직의 대포알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린 것이 아쉬웠다.
후반 중반 부산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8분 아껴둔 201cm의 장신 공격수 곤잘로를 투입했다. 부산은 곤잘로를 최전방에 두고 활용했다. 여러 차례 곤잘로의 헤더를 통해 기회가 왔지만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후반 종료 직전 마침내 기회가 왔다. 곤잘로는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방어를 뚫어내며 극장 헤더골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골리앗 공격수’ 곤잘로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나는 골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승점 1을 따낸 부산은 8승 6무 4패(승점 30)로 리그 5위에 올라섰다. 특히 부산은 이날 무승부로 올 시즌 원정 경기 5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원정 무패는 올해 K리그 1, 2를 통틀어 부산이 유일하다.
조 감독은 ‘원정불패’라는 수식어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원정불패가) 징크스가 되면 안 된다”면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홈 경기에 임해야 한다. 팬들에게 더 이상 실망스러운 경기력이나, 결과를 보여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청주 경기 때와 같은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조 감독은 수원을 상대로 승점 1점을 따 낸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간다. 이날 부산은 무려 14개의 유효슈팅을 퍼부었지만 곤잘로의 득점이 유일하다. 조 감독은 “경기 내용 측면에서 부족했다. 찬스를 살렸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더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지만,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교체 선수들의 활약에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부산은 오는 6일 오후 7시 김포FC와 19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2025-06-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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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우물 안 개구리… 울산,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전패
한국 프로축구 K리그 대표로 출전한 울산 HD가 세계적 축구 명가들이 모인 클럽 월드컵에서 단 1점의 승점도 얻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16강 진출보다는 단 한 경기라고 이기겠다는 목표마저도 이루지 못하고 세계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 등 K리그 전반에 걸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은 26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F조 3차전에서 0-1로 패하며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최종 성적은 3전 3패.
울산은 F조에서 그나마 약체로 평가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멜로디 선다운스와의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수비를 강화하는 스리백 전술로 나섰지만, 승점을 따지 못했다. 경기 내용면에서 진 경기였다. 울산의 공 점유율은 30%인 반면 마멜로디는 62%였다. 슈팅 수도 8-14로 울산이 열세였다. 울산으로서는 두껍게 쌓았던 중앙 수비가 상대의 속도와 개인 기량에 뚫린 점이 충격이었다.
2-4로 패한 남미의 강호 플루미넨시(브라질)와의 2차전에서 울산은 극단적인 수비에 치중했다. 울산의 공 점유율은 28%로 1차전보다 줄었고, 슈팅은 무려 26개를 허용했다. 그나마 2골을 넣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경기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4위를 차지한 도르트문트와의 경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울산은 전만에만 슈팅 수 0-20으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가 없었다면 0-1보다 훨씬 큰 점수 차로 질 뻔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클럽 월드컵을 두고 K리그 전반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이다. 한국의 우수한 선수들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흐름에서 K리그를 세계적인 수준에 맞추려면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데려와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외국 선수 제한 규정을 폐지해 구단에 자율성을 보장하자는 이야기다.
K리그1에서는 외국인 선수 6명 보유에 4명만 출전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년 전부터 외국인 보유 확대를 검토해왔으나 아직 뚜렷한 변화를 주진 않았다. 리그 차원의 개선 노력이 없다면 울산이 초라하게 고개를 떨군 이번 클럽 월드컵이 K리그 팀이 참여한 마지막 대회일 수 있다.
울산은 이번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FIFA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분한 대회 출전권 4장 가운데 마지막 티켓을 받았다. 4년간 AFC 챔피언스리그(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긴 아시아축구연맹 랭킹에서 우승팀들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사정이 크게 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유럽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ACL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2024-2025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10명으로 늘렸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8명이다.
일본 축구계도 움직이고 있다. J리그는 최상위 리그에 한정해 외국인 출전 제한까지 아예 없애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J리그는 2019년부터 외국인 보유는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출전 선수 수만 제한했다. 현재 J리그1에서는 외국인 5명이 출전할 수 있다.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은 도르트문트전 직후 “사우디는 투자해서 좋은 외국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는데, K리그도 투자 측면에서 준비해 준다면 우리가 세계적인 팀과 더 경쟁력 있게 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5-06-26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