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최고형 구형 이유… 특검 "尹 헌정 파괴 반국가세력, 반성이나 성찰 없어"
권력욕 위해 비상계엄 악용
공동체 해하는 범죄엔 극형
내란 범죄엔 엄벌 필요 강조
책임 인식 없어 감경 불필요
전두환 이후 사형 구형 처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내란특검은 12·3 비상계엄을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특검은 내란 범행이 대한민국 존립 자체를 위협했고, 국민이 진지한 성찰도 없는 윤 전 대통령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종 의견을 밝히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겐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비상계엄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장군인 난입,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 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인 피고인 윤석열과 김용현 등은 국민이 받을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하려 했다”며 “국가 안전과 국민 생존 및 자유를 직접적이고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서 국가보안법이 규율 대상으로 하는 반국가 활동 성격을 갖는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내란 범죄에 엄벌이 필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공동체 존립과 안전을 근본적으로 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가장 극한 형벌로 대응한다”며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 내란 범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 추궁은 헌정 질서 수호와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반성하거나 책임 인식을 보이지 않았고, 형을 감경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박 특검보는 “계엄의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고 경고성 또는 호소형 계엄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범행 모의부터 실행 단계까지 주도한 내란 우두머리로서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 무기금고밖에 없다”며 “참작할 감경 사유가 전혀 없는 피고인에 대해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을 정하는 게 양형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 ‘사형’은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신뢰를 구현하는 기능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박 특검보는 “대한민국은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고 하지만, 사형은 구형되고 있고 선고되고 있다”며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정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고,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국가비상사태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해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고, 주요 정치인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하려 한 혐의도 있다.
내란 혐의로 전직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건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특검은 이번 결심공판에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에게 징역 15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게 징역 12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