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시간 넘게 최후진술…"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숙청과 탄압의 광란 칼춤"
'계엄 정당' 기존 입장 반복
특검 공소장 '망상과 소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시간이 넘는 최후 진술에서 비상계엄은 정당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자신에게 사형을 구형한 특검에 대해서는 ‘나를 처벌하는 게 내란 행위’, ‘더불어민주당 호루라기에 달려드는 이리 떼’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최후진술은 14일 오전 0시 10분께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은 “불과 몇 시간 계엄,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들고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해, 임무에 충실했던 수많은 공직자가 마구잡이로 입건됐다”며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 공소장이 객관적 사실과 기본 법 상식에도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특검을 이리 떼로 비유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호루라기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자신을 공격한다는 취지였다.
윤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A4 용지 40쪽 분량의 방대한 최후진술을 붉게 상기된 얼굴로 1시간 넘게 이어갔다. 친위 쿠데타라는 특검 주장에 대해서 반박하면서 국가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알리고자 계엄은 선포했다는 이른바 ‘계몽령’ 주장도 거듭했다. 윤 전 대통령는 친위 쿠데타 시도라는 특검팀 주장에 대해 “친위 쿠데타를 기획했다면 계엄 선포일을 다른 날로 잡았을 거다. 국회 회기 중이고 평일이어서 즉시 본회의가 열릴 수 있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왜 이날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위 쿠데타를 어떻게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강변했다.
국회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완강히 부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의사 일정을 방해하지 않았고 본회의에 출석하고자 하는 의원들이 대부분 들어갔다”고 항변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비슷한 논리를 펼쳤다.김홍일 변호사는 최종의견 진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둘이서만 계엄을 의논했을 뿐 친위 쿠데타라 할 수 있는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고, 내란죄의 행위 주체인 조직화한 다수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법한 기소이며 구성 요건 해당성도 없을뿐 아니라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사형을 구형하는 순간 황당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였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