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공계 “공기 단축 가능한 모든 방안 즉시 실행하라” [6년 늦어진 가덕신공항 개항]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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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비롯 경제단체 입장문
개항 일자 번복해 불확실성 커져
지역 경제 회복 골든타임도 놓쳐
2035년 개항, 목표 아닌 상한선
행정·기술 병목 없앨 혁신 필요

가덕신공항 조감도. 가덕신공항 조감도.

지역 상공계가 가덕신공항 개항 6년 연장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조속한 착공과 혁신 기술 도입을 통한 실질 공기 단축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부산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결정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고하며 ‘2035년 개항’을 목표가 아닌 상한선으로 인식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지역 경제계, 개항 연기에 ‘깊은 우려’

부산상공회의소는 24일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재입찰 발표에 대한 지역 경제계 입장문을 발표했다. 부산상의는 입장문에서 기존 84개월에서 22개월 늘어난 106개월의 공사 기간 산정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사실상 2035년 개항을 상한선으로 설정한 일정”이라고 못 박았다. 부산상의는 오랜 기간 항공 인프라 부족에 시달려 온 남부권 주민과 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 역시 이날 낸 입장문에서 공사 기간 연장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는 정부가 가덕신공항 개항 목표를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이나 미룬다는 발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지역 중소기업계는 기존 부지 조성 공사 기간 84개월이 충분히 검증되었음에도 연약 지반 안정화와 건설업계 수용성을 근거로 개항 일정이 늦춰지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국책사업 뒤집는 정부 ‘못 믿는다’

가덕신공항의 개항을 염두에 두고 물류단지 투자 등을 고려하던 기업들도 불만이 크다. 특히 부산시는 강서구 지역 산단으로 투자 유치를 할 때 가덕신공항의 개항을 중요한 ‘셀링 포인트’로 삼았다. 특히 물류 기업들은 항만, 철도와 연계한 트라이포트에 대한 관심이 컸다.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세계 7위인 컨테이너항인 부산항의 경쟁력에 항공 물류가 결합돼 동남권은 단숨에 세계와 경쟁하는 트라이 포트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당장 동남권 여객은 인천공항 이용에 들어가던 연간 1조 2357억 원(2035년 기준)의 추가 접근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물류 사업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부산과 경남 김해시는 부산 강서구 죽동동·화전동 일원과 경남 김해 화목동 일원에 제조와 물류를 연계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 사업을 함께 추진 중이다. 지역 상공계 한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악조건보다 불확실한 상황이 훨씬 경영하기 어렵다. 정부가 지역 내 핵심 인프라의 개항 일자를 맘대로 뒤집으면 지역에서 투자를 계획하고 사업을 구상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 허현도 회장은 “가덕신공항 개항 연장은 지역 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뿐 아니라 투자심리 위축과, 고용 불안 등 중대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혁신 기술로 ‘공기 단축해야’

부산상의는 실제 공사에서 공기 단축에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106개월이 고려 가능한 변수를 모두 감안한 기간 산정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는 또 ‘재입찰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여 더 이상의 지연 없이 공사가 즉각 재개되도록 할 것’ ’첨단인공지능 기반 공정관리·디지털 트윈·혁신 시공기술 등 미래형 첨단 공항 건설을 위한 기술·제도 여건을 조속히 마련하여 공사 기간 단축 가능성을 실현할 것’ ‘2035년 개항은 목표가 아니라 상한선으로 인식하고, 행정·환경·기술 병목을 제거하여 단축 가능한 모든 방안을 즉시 실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부산상의 양재생 회장은 “가덕신공항 건설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며, 남부권 전체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인프라”라며 “정부가 지역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2035년 이전 조기 개항을 목표로 두고 신속하고,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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