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국립공원 금정산’으로 부산 재도약을
주말을 맞아 금정산을 다녀왔다. 꼭대기에는 등산객들이 북쪽의 양산시, 서쪽으로 낙동강이 흘러가는 구포와 김해공항, 남쪽의 파리봉과 멀리 수영만, 동쪽으로는 금샘, 범어사, 회동 수원지 등 사통팔달의 경관을 조망하고 연신 감탄한다. 정상 등정의 기쁨을 만끽하느라 사진 촬영에 열중인 이들, 산행 중 지친 피로를 푸느라 바위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는 이들로 만원이다.
산행 내내 능선길을 걸으며, 부산이 간직한 문화재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마치 수석 전시장과도 같은 기암괴석이 곳곳에 숨겨져 있음을 본다. 오색찬란한 단풍이 물든 길을 가을바람을 맞으며 상쾌하게 걷다가 소로의 황톳길에 접어들자, 맨발로 산길을 사뿐히 나아가는 산객도 보인다. 친구와 산행에 나선 외국인 대학생과 관광객도 “도시 중심에 산이 있다니 신기하다. 풍광이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세계 최대 도시인 뉴욕, 파리, 로마를 가봐도, 공원은 많고 넓지만 산은 없다. 도시에 금정산만큼 우뚝 솟아있는 산을 품고 있는 곳이 전 세계 몇 곳이나 있을까.
지난 10월 말 부산시와 시민단체, 학계의 오랜 협력과 노력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부산의 금정산을 우리나라 24번째이자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지정 결정했다. 국립공원으로서의 공식 개장은 늦어도 내년 6월 이전에 지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은 산, 바다, 강, 온천을 가진 사포지향의 도시다. 관광객들은 해운대, 광안리 등 해수욕장과 범어사, 흰여울마을과 감천문화마을을 누비며, 연간 310만 명의 방문기록을 세우고 있다. 경제 상황이 다소 위축된 부산은 국립공원인 금정산, 백양산을 주춧돌 삼아 더욱 접근성이 좋은 교통체계와 인프라를 구축해 ‘도심형 산악 트레킹’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부산이 세계 유일의 청정 해양과 자연 생태환경 도시로 비상하도록 육성, 발전시켰으면 한다. 박판수·부산 금정구 중앙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