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루고, 태국은 서두르고, 캐나다는 버티고… 각양각색 협상 전략 [한미 관세 협상]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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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90일 관세 유예로 가닥
캐나다, 배수진 치고 협상전
브라질, 반발 속 물밑선 협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나와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나와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무역 상대국에 대해 부과하기로 한 상호 관세 발효일인 8월 1일을 앞두고 각국이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율 관세를 계속 치고받는 최악 시나리오인 무역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노력이지만 협상의 태도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이다.

30일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아직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들은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에 대해선 15~20%의 상호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은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합의를 이뤘고,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90일 관세 유예가 유력해 눈길을 끈다. 다른 나라와 달리 8월 11일까지 관세가 유예된 중국은 최근 스톡홀름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협상을 벌였다. 현재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양국이 관세 유예를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승인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협상의 최종 타결까지는 해결해야 할 이견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36%의 관세율이 적용된 태국도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태국은 국경 분쟁으로 무력 충돌한 캄보디아와 서둘러 휴전에 합의할 정도로 협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

캐나다도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난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캐나다에 최선이 되는 조건이 아니라면 우리는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캐나다와의 협상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캐나다는 협상이 아닌 단순한 관세 부과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캐나다에 적용을 예고한 관세율은 35%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은 미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50%라는 고율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세계의 황제가 되기 위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은 아니다”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물밑에선 활발하게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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