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끊은 조경태·안철수, 김문수는 예열… 국힘 당권경쟁 점화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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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안철수 출마 선언…당권 레이스 본격화
김문수·나경원도 거론, 한동훈 출마는 변수
“대선 주자들 물러나야” 당내 비판 목소리도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 주재로 열리는 4선 이상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 주재로 열리는 4선 이상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음 달 중순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며 레이스에 불을 지폈고,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물밑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당대표의 성향에 따라 당 쇄신 방향과 내년 지방선거 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차기 전당대회를 오는 8월 19일 충북 청주 오송컨벤션센터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최다선 의원(6선)인 조경태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7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거의 해체 수준의 혁신 없이는 살아남지 못한다. 단호한 혁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며 “비상계엄에 반대한 제가 적격자”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당헌·당규 개정 △인적쇄신위원회 설치 △공천 시스템 변화 △디지털 AI 정당 운영 △청년·중도층 확장 △대국민 소통창구 확대 등 6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그는 “혁신 의지가 확고한 인물이 당 대표로 나서야 한다. 비상계엄을 옹호하거나 탄핵을 반대한 사람들은 국민적 지지를 얻기 어렵다”며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그런 점에서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전국적인 지지 기반을, 특히 중도층의 지지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은 저 조경태”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부산, 그 중에서도 서부산이 핵심”이라며 “서부산을 묵묵히 지켜온 조경태가 개혁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직을 사퇴하고 대신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국민의힘 혁신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대선 후보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김 전 후보는 오는 15일 서울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 20여 명과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서울희망포럼 강연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맞서 내가 싸우겠다”며 “국민이나 당이 위축될 때 침묵하지 않고 말할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도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국후당,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무너져가는 나라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김민석 국무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숙식 농성을 벌였던 나경원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는 한동훈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은 크지만,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의 견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부담으로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차기 당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책임을 지게 되면서 임기가 사실상 1년 남짓이라는 점도 출마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가 불출마할 경우, 친윤계 내부의 차기 구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내부에서는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김 전 후보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구주류가 나경원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선 장동혁 의원 등도 당권 주자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고, 쇄신파 사이에서는 김재섭·김용태 의원의 출마 요구도 나오는 모습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대선 주자들의 전당대회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문수, 한동훈, 나경원, 안철수 모두 대선 경선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다. 김대식 비대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후보로 나왔던 멤버들은 출마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가급적이면 젊은 층이 나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당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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