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캠프 일제히 “적기 개항” “정부·정치권이 변수 막아야”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 파장]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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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컨소시엄 기본설계안
공기 24개월 연장 설정 ‘물의’
홍준표·한동훈·김문수·안철수
“기존 84개월 완공안 관철해야”
국힘 경선 후보 측 목소리 높여
“2029 개항 바란 지역사회 충격”
민주도 일정 논란에 우려 표명
이재명 대선 캠프도 움직일 듯

6·3 대선을 앞두고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 논란이 불거지자 대권 주자 캠프 모두 적기 개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덕신공항 예정지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 모습. 부산일보DB 6·3 대선을 앞두고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 논란이 불거지자 대권 주자 캠프 모두 적기 개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덕신공항 예정지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 모습. 부산일보DB

6·3 대선을 앞두고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 논란’(부산일보 4월 28일 자 1면 보도)이 불거지자 각 당의 대권주자 캠프 측은 일제히 “2029년 적기 개항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간 ‘2029년 개항’을 전제로 사업이 추진돼 왔던 만큼,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에 대한 부산 시민 염원이 조금이라도 미뤄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모두 적기 개항을 내세운 ‘가덕신공항 건설 전폭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기본설계안을 마련하면서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7년)에서 24개월 연장한 108개월(9년)로 설정했다. 정부는 앞서 수차례 약속한 ‘2029년 12월 가덕신공항 개항’을 약속했는데, 이를 뒤엎은 공기 산정인 셈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안대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정부가 천명했던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은 수포로 돌아간다. 공기 지연에 정부 공언까지 무산될 경우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의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측은 일제히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홍준표 대선 캠프 핵심 관계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 기본설계안은) 부산시와 부산 시민과의 약속과 어긋나는 것이다. 2029년 개항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적기 개항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국토교통부뿐 아니라 정치권과 정부 모두가 나서 원래 약속인 2029년 개항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84개월 완공안을 관철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도 최근 가덕신공항을 비롯한 5대 관문 공항 추진을 거듭 강조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동훈 캠프 측도 적기 개항 필요성을 부각했다. 특히 한 후보는 지난 12일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해 “부산·울산·경남 시민들의 염원인 가덕신공항 사업은 반드시 일정에 맞춰 진행돼야 하고 늦어지면 안 된다. 예산이나 유찰 등 문제가 생기면서 사업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2029년 적기 개항을 콕 집어 강조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은 하루이틀 새 나온 말이 아닌, 그간 정부와 정치권의 공론화와 오랜 숙의를 거쳐 나온 일정”이라며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은 부산 시민의 염원이자, 부산과의 약속이다. 정부와 정치권 차원에서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과 같은 변수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 캠프 측도 차질 없는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을 내세웠다. 김 후보 캠프 측 핵심 관계자는 “지금이 ‘정치 혼란기’라고 해서 가덕신공항 개항이 마냥 이렇게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며 “기존 계획대로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김 후보는 〈부산일보〉를 비롯한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인터뷰에서 ‘부산 5대 비전’을 발표하면서 특히 차질 없는 가덕신공항 건설을 강조했다. 2029년 개항에 맞춘 정치권의 전폭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도 한신협 인터뷰에서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에서도 흔들리는 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 일정에 우려를 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으로 구성된 외연 확장 조직인 ‘국민주권 전국회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최인호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만 바라보고 온 지역 사회로서 (공기 연장 논란은)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민주당의 기본 방침이 적기 개항이다. 현재 국토부와 부산시에 공기 단축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며, 향후 2029년 개항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앞서 부산을 찾을 때마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던 만큼, 향후 이 후보 캠프 측도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가덕신공항 공기 연장에 우려를 표하고, 적기 개항을 강조한 만큼 기존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일정 관철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지역 정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정쟁화로 이어질 기미마저 감지된다. 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회는 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부산시장 등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회견에서 시당은 “중간보고서 108개 항목에서 이미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박 시장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는 직무유기를 넘어 부산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덕도신공항 준공 연기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기 위해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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