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이겨내려면 습도 조절 ‘필수’
초여름 알레르기 주의보
날씨 더워져 땀 나면 피부 증상 악화돼
야외 활동 햇빛·곤충 알레르기 발생도
항히스타민 복용하면 증상 조절 도움
전신 두드러기·호흡곤란 땐 ‘응급처치’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즐겁게 나선 산책이나 피크닉에서 신체를 괴롭히는 ‘복병’을 만날 수 있으니 바로 알레르기다. 알레르기는 외부물질에 대해 몸의 면역 체계가 일으키는 과민 반응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초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에 대해 알아봤다.
■세상에 많고 많은 ‘알레르겐’
부산 동아대학교병원 남영희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알레르기 원인물질(알레르겐)은 바로 집먼지진드기로, 계절과 관계없이 일 년 내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계절별로 원인물질이 다른데 봄에는 나무 꽃가루(자작나무·참나무· 오리나무·개암나무), 여름에는 잔디 꽃가루(큰조아재비·호밀풀·버뮤다 잔디), 가을에는 잡초 꽃가루(돼지풀·쑥·환삼덩굴)가 주요 알레르겐이다”라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개나 고양이 털·비듬에 의한 알레르기 발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꽃가루가 날리면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 햇빛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 벌레 등에 의한 알레르기도 증가한다. 남 교수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과 높은 습도로 인해 피부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라며 “아토피피부염·습진·접촉성 피부염 등 기존 피부 질환이 땀 자극으로 가려움이 심해지고, 땀이 피부에 오래 남으면서 염증이 악화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알레르기는 피부 시험 또는 혈액 검사를 통해 원인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모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알레르기와 치료 여부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결막염 동반 흔해
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 가려움,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목 안이 간질거리고, 코를 킁킁거리며, 목 안에 이물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소아의 경우 코와 눈이 가려워 손으로 문지르고 비벼, 콧등이나 눈 주위에 잔주름이 생기기도 한다. 눈 아래쪽에 색소 침착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남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에는 눈이 가렵고 따갑고 충혈되는 알레르기 결막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라며 “특히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비염 환자는 일부 과일이나 채소를 생으로 먹으면 입이나 목 안이 간질거리는 꽃가루 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되는 집먼지진드기는 주변 수분에 의존해 살기 때문에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물질에 따라 알레르기 면역 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비염이 심하거나 지속하면 천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호흡곤란·가슴답답함·기침 등이 나타나는 천식은 감기, 운동, 원인물질 노출, 날씨 변화 등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거나 악화할 수 있다. 남 교수는 “일부 진통소염제에 의해 천식이 악화하는 때도 있으니 감기약이나 진통제 복용 후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이 나타나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렵고 붓고 쏘여… 괴로운 피부
피부 알레르기에는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혈관부종, 접촉피부염 등이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면역반응 이상, 피부장벽 이상, 신경면역 상호작용, 피부 미생물 불균형 등 원인이 다양하다. 심한 가려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반복되는 습진과 발진 부위는 나이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광과민성’으로 불리는 햇빛 알레르기는 햇빛 노출 부위에 붉은 발진이나 물집이 생긴다. 남 교수는 “환경 변화로 자외선 노출이 증가하면서 햇빛 알레르기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식물이나 약물 같은 광과민성·광독 물질에 노출된 후 햇빛을 받으면 습진이나 물집이 나타나기도 하고, 부종·두드러기 형태의 일광 두드러기도 있다. 햇빛 알레르기 환자는 선글라스·모자·양산·옷·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해 햇빛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곤충에 쏘이거나 물리고, 곤충 배설물이나 부스러기를 흡입했을 때 생기는 것이 곤충 알레르기다. 벌레에게 물린 부위가 붓고 가려운 국소 반응이 가장 흔하다. 하지만 전신 두드러기나 호흡곤란, 어지러움, 혈압 저하 같은 전신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이 나타나면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남 교수는 “벌에 쏘인 뒤 벌 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일상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고, 이후 벌에 쏘이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라며 “반응이 있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원인 확인과 재발 방지를 위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전신 반응 나올 땐 당장 응급실로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 물질 증가, 서구화된 생활의 영향 등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늘고 있다. 남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주로 성인에서 발생했지만 요즘에는 소아에서도 증가하고 있으며, 소아에 흔하던 음식물 알레르기가 반대로 성인에서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피부 가려움 등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된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약제이지만, 일부 약의 경우 졸림을 유발하거나 소변 저류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전신으로 나타나는 심한 두드러기, 기도가 붓고 심해지는 호흡곤란 등 증상을 보이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남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경우 심근경색 환자만큼 살의 질이 떨어지며, 비염 환자 상당수가 학교나 직장 생활에 지장을 받고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질환을 단순히 ‘예민함’으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환자 본인은 매우 불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음식 알레르기는 조금만 먹어도 심각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미세먼지·에어컨 바람에도 천식이 심해져 발작적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의 주변 사람들이 응급상황 대처법을 함께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남 교수는 “알레르기 약에 대해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 등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무조건 참거나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며 “대부분의 알레르기 치료 약물은 안전하며 증상이 개선되고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으니, 환자들에게 적극적 치료 동참을 부탁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