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롯데·현산도 사용자성 인정… 건설 현장 ‘후폭풍’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서울지노위 ‘교섭 의무 있다’ 판단
10대 건설사 중 8곳 줄줄이 인용
건설노조, 80여 곳에 교섭 촉구
사측, 중노위 재심·가처분 검토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대기업 건설사들의 원청 사용자성이 줄줄이 인정받으면서 전국 건설 현장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방노동위원회는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 중 8개사에 대한 하청 건설노조의 교섭 요구 시정 신청을 최근 한 달 반 사이 모두 받아들였고 건설노조는 다른 건설사들에도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1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제기한 교섭 요구 공고 시정 신청에서 현대건설, 롯데건설,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의 사용자성을 모두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9일 경북지노위가 포스코이앤씨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에는 SK에코플랜트, 지난달 22일 현대엔지니어링, 지난달 24일 삼성물산과 GS건설, 한화(10대 건설사는 아님) 등이 줄줄이 서울지노위와 울산지노위 등으로부터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받았다. 이날 3곳 건설사까지 합류하면서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 중 8개사가 사용자성을 인정받게 됐다.

다음 달 5일에는 DL이앤씨에 대한 서울지노위의 사용자성 판단이 남아 있는데, 이 또한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처음 대형 건설사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했던 경북지노위는 결정문을 통해 “원청은 산업 안전 의제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면서 △작업장·설비 등에 대한 지배·관리 여부 △안전 예산에 대한 결정권 행사 △사고예방·사고대응 및 재발방지 조치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 등을 원청이 총괄하고 있음에 따라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인정된 원청은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이를 공고하고 교섭에 응해야 한다. 원청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파업 등 쟁의 행위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건설 현장에서는 하청 노조의 파업 리스크가 커지며 공기 지연, 사업비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전국건설노조는 한 건설사에 보낸 ‘단체교섭 요구 성실교섭 응낙 촉구’ 공문을 통해 10대 종합건설사 사건의 사용자성 인정을 거론하면서 "종합건설업 일반의 구조적 특성에 근거한 판단으로, 귀사에도 동일한 사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것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건설노조는 전국 80여 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교섭 요구를 하고 있다.

부산 지역 한 건설노조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에서 노사가 실무 협의를 시작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일단은 지노위 판정이기 때문에 노조 입장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나 행정소송까지 갈 것으로 보고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공고 의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한은 명시돼 있지 않아 지노위로부터 사용자성 판단을 받은 건설사들은 일단 한 달여 뒤 송부되는 결정서를 받아든 뒤 후속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가장 먼저 사용자성 인정 결정문이 송달된 포스코이앤씨의 경우도 아직 교섭 관련 공고가 나지 않았다.

대기업 건설사들은 중노위의 판단을 다시 받는 방안, 민사상 가처분 신청을 진행해 본안 소송 전 파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