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다시 오나… 3년물 국고채 금리 30개월 만에 최고
10년·30년물도 0.1% 이상 올라
인플레 우려 속 금리 인상 무게
전쟁·유가 불안에 환율도 상승
자영업·중기 신용리스크 ‘비상’
사진은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채권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하루 만에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물가를 잡기 위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면서 시중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만약 0.25%포인트(P) 오르면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은 1인당 16만 3000원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하루 전보다 0.112%P 오른 연 3.766%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 금리가 3.7%대까지 오른 것은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10년물 금리는 연 4.217%로 0.132%P, 30년물은 0.129%P 각각 상승했다. 이날 증시는 한때 8000P를 넘었다가 외국인들의 강한 매도로 7493P로 떨어져 마감했다. 금리 상승이 매도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날 밤 미국에서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0.138%P 급등한 4.597%에 마감했다. 특히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5.12%에 달했다. 30년물 금리는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가 오른 것은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물가 상승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나고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3일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취임한 김진일 신임 금통위원은 “금융이 큰 사고가 나지 않게 하려면 이자율이 조금은 높은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로 1500.8원을 기록해 지난달 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1500원대로 올라섰다. 한국과 미국의 시장금리 차이가 줄었는데도 환율이 상승세인 것이다. 중동 전쟁과 유가 불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 3조 2000억 원 늘어난다. 1인당 16만 3000원이다. 만약 0.50%P 대출금리가 오르면 1인당 부담은 32만 7000원이 늘어난다.
자영업자는 대출금리가 0.25%P 오르면 1인당 이자 부담이 55만 원 증가하고, 0.50%P 오르면 1인당 110만 원 증가한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는 금리 인상에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취약 자영업자는 대출상품 수가 3개가 넘는 다중채무자를 말한다. 자영업자 대출 차주 10명 중 6명이 취약 자영업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도 따라서 오른다”며 “가계대출 차주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빌린 대출에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등 신용리스크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