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000고지 찍은 코스피, 성장률 정체 구조개혁 수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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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장중 돌파 뒤 4952로 마감
혁신기업 발굴·투자 활성화 등 대책을

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19.54를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19.54를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주가지수 코스피가 22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고지를 찍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7% 상승한 4987.06으로 출발한 후 곧장 5000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2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선 후 3개월도 안 돼 돌파한 것이다. 1980년 코스피 지수 산출 이후 46년 만에 대기록이다. 반도체주의 강세 속에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로봇 대장주로 부상해 꿈처럼 여겨졌던 코스피 5000고지를 밟은 것이다. 전날 뉴욕증시 강세 마감과 미국의 그린란드 관세 중단 합의도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피는 5010선을 찍은 뒤 오름폭을 줄여 4952.53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코스피 5000 돌파는 한국 증시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코스피 5000 터치’가 현실이 된 것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속 국내 반도체 기업과 로봇주가 호황을 맞으면서 외국인·기관·개인의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정부는 출범 이후 상법 개정과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과 정책 효과가 맞물리면서 상승 탄력이 강화된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75% 넘게 오르며 전 세계 주요국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16%가량 오르면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 6000선 돌파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급등은 반도체 대형주 위주의 쏠림 현상에 기인한 바가 크다. 경제의 견고한 성장, 서민 경제의 회복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증시 호황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거품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과 원·달러 환율, 외국인 수급 등도 코스피의 향후 진로를 좌우할 변수로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라고 22일 발표했다. 1%대 성장률 속에서 주가만 빠르게 오르는 구조는 지속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무분별한 ‘빚투’까지 늘면서 금융당국은 주가의 단기 급등에 따른 부작용 해소책을 고민해야 한다.

반도체 경기 활황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이 여전하다. 석유화학과 철강 등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대표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 양극화도 심각하다. 특히 원화 약세는 미국보다 낮은 성장률과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취약함을 반영한다.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과 시장친화적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코스피 5000고지를 찍었다고 축포만 울릴 때가 아니다. ‘빚투’ 위험성에 대한 투자자 교육 강화, 시장 상황에 따른 담보 비율 조정 등 변동성을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 이익 증대 방안, 혁신·성장기업 발굴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성장률 제고에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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