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8일 만에 단식 중단…‘보수 결집’ 효과에도 당내 갈등은 숙제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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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8일 단식 중단…병원 이송
중도 인사 가세…보수 결집 효과 평가
한동훈 징계 변수…갈등 봉합은 미지수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여드레째 단식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건강 악화로 국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여드레째 단식을 이어가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건강 악화로 국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공천 헌금 의혹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장 대표의 단식은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논란 등으로 분산돼 있던 당 안팎의 이목을 ‘쌍특검’ 이슈로 다시 모으면서, 갈라졌던 보수 진영을 일정 부분 결집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단식 이후 장 대표의 행보를 놓고 당내 긴장 국면도 이어질 전망이다.

장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 마련된 단식 농성장에서 단식 중단을 선언한 뒤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장 대표는 병원 이송에 앞서 “저는 더 길고 큰 싸움을 위해서 오늘 단식을 중단한다”며 “그러나 부패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폭정을 향한 국민의 탄식은 오늘부터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단식은 오늘부터가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단식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농성장 앞으로 모여들어 장 대표를 격려했다.

장 대표가 단식 중단을 결심한 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류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농성장을 찾아 “훗날을 위해 오늘 단식을 멈추고 건강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권했고, 장동혁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회를 찾은 것은 2016년 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장 대표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자 당 안팎에서는 단식 중단 요구가 잇따랐다. 전날에는 중진 의원들이 병원 이송을 권고하며 119 구급대까지 출동했지만, 장 대표는 이를 거부한 채 산소 발생기를 착용하고 단식을 이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단식이 갈라졌던 보수 진영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은 데다, 그동안 장동혁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당내 중도 성향 인사들까지 공개적으로 지지에 나서면서 당내 갈등이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가 단식에 돌입했을 당시만 해도 여론의 반응은 비판적이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의결 직후 단식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국면전환용 카드’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서는 단식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당의 메시지가 ‘쌍특검’ 요구로 집중됐고, 중도 노선 갈등이나 한 전 대표 제명 문제 등 내부 현안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동안 장 대표에게 변화를 요구하며 지도부와 의견 충돌을 빚어왔던 당내 중도 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도 단식 농성 지지에 가세했다. 이와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 중도 성향 인사들도 잇따라 농성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단식을 계기로 중도층 지지 확장 가능성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근 여권을 둘러싼 공천 헌금 비리 의혹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도입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여론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홍익표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을 포함한 여권 인사들은 끝내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장 대표가 주장해 온 통일교 특검과 신천지 특검 별도 추진에 대해 여권이 명확한 반대 논리를 내놓지 못하면서 여권을 향한 비판적 시선도 이어진다.

다만 당내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장 대표 복귀 이후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의결이 강행될 경우 다시 내홍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가 복귀하는 대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한 전 대표 징계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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