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북항 재개발 활성화 용역, 9억 5000만 원 쓰고 내용은 맹탕”
부산항만공사, 북항 재개발 용역 수행
활성화 해법 없이 기존 진단 반복 지적
곽규택 “공공, 개발에도 적극 참여해야”
부산항만공사가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대규모 연구용역이 1년을 훌쩍 넘는 기간과 9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개발 해법을 도출해야 할 용역이 새로운 실행 전략 없이 기존 진단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22일 국민의힘 곽규택(사진·부산 서동) 의원실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는 2024년 총 9억 5000만 원을 들여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 사업활성화 및 투자유치방안 수립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용역은 북항 1단계 재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개발 활성화가 지연되고 투자 유치에 실패한 토지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 유치와 토지 공급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재개발 활성화 계획과 분양 전략 수립, 북항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부산항만공사의 역할 정립 등이 핵심 목표로 제시됐다. 용역 기간은 당초 8개월로 설정됐지만, 이후 수행 기간이 18개월로 연장됐다.
그러나 곽 의원실이 용역 진행 상황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4회를 제외하면 부지 매각이나 활용 방안, 투자유치를 둘러싼 실질적인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역시 개발 지연과 투자유치 실패라는 현 상황을 정리·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북항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대안은 찾아보기 어렵고, 새로운 접근보다는 기존에 반복돼 온 진단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특히 부지별 사업모델과 투자유치 전략, 추진 일정 등 활성화를 위한 핵심 실행계획이 제시되지 않았고, 민간 투자자·금융기관·운영사와의 실증적 검증이나 구체적인 협의 흔적조차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등을 언급했지만, 이를 북항에 적용할 수 있는 공공 주도의 개발 구조나 역할 분담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곽 의원실의 설명이다.
용역 보고서는 북항의 분양 전략으로 감정가가 낮은 토지를 우선 공급해 초기 분양 흥행을 유도하고, 핵심 부지의 가치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린 뒤 주거시설 공급이 가능한 A-4 부지 협상을 통해 사업시행자의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해당 용역은 북항 재개발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한 답보다는 사업시행자의 수익 보전에만 지나치게 매몰된 접근을 반복하고 있다”며 “그 결과 아까운 용역비가 북항의 미래를 여는 전략이 아니라 소극적인 수익 계산에 소모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랜드마크 부지 등 핵심 사업에 대해 공공이 직접 참여하는 개발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와 같이 공공이 위험과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민간 투자만 기대하는 구조에서는 투자유치가 이뤄질 수 없다”며 “랜드마크 부지 등 핵심 사업에 대해 부산항만공사가 직접 참여해 공공이 개발 구조를 설계하고 위험을 분담해야 민간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를 위해 항만재개발 사업시행자가 재개발구역 내 상부시설의 개발·분양·임대사업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항만재개발법’과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이날 대표발의했다. 그는 “이번 법 개정을 통해 북항 재개발이 계획이 아닌 실행의 단계로 나아가도록 하고, 사업시행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K팝 공연장 ‘부산아레나’ 건립을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