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성과 치하한 李, HMM 부산 이전 현황 점검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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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HMM 부산으로 언제 옮기나"
국무회의서 해운기업 부산 이전 현황 점검
"국내 해운선사 목록 다 뽑아봐…수도권에 있어봐야"
"열심히 하셨다" 전재수 전 장관 언급도 이목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내 최대 해운 기업인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을 직접 점검하며 또다시 ‘부산 챙기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설득해서 부산으로 옮길만한 국내 해운선사 목록을 다 뽑아보기도 했다”며 부산 민심을 한층 겨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재수 장관이 열심히 하셨던 것 같다”며 해운 대기업 두 곳의 본사 부산 이전을 이끈 전 전 장관의 성과를 치하하기도 해 그 발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중 해수부 보고에서 HMM 본사 부산 이전 현황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김성범 해수부 차관에게 “HMM은 언제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다고 하냐”고 물었다. HMM 본사 부산 이전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HMM 본사 부산 이전 언급은 최근 해수부가 부산 임시청사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서 해양수산 기업의 ‘부산 집적화’에 본격적으로 탄력을 붙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차관은 이 대통령에 “지금 노사 협의 중”이라며 “노조 측의 반발이 조금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경영진이 경영 결정을 아직 못 한 건가”라고 물었고, 김 차관은 “오는 3월과 4월에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열린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설득해서 부산으로 옮길만한 게 있나 하고 국내 해운선사 목록을 다 뽑아봤다”고 말하며 ‘부산 이전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김 차관은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해) 해운업계란 논의를 더 해보려고 한다”며 “몇 개 큰 기업이 갔으니 클러스터를 해보자, 해운업계랑 ‘빅딜’하는 방안을 구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다시 “구상을 그려보면 좋을 것 같다”며 “(해운기업들이) 수도권에 있어봐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HMM 부산 이전 현황 점검은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추진한 해수부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운 기업 본사를 부산으로 끌어들여 부산 민심을 더욱 굳혀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 대통령이 부산 민심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 전 장관을 언급하며 그의 성과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재수 장관이 열심히 하셨던 거 같다. 그때 민간 해운 선사 큰 거 두 개 옮기기로 했다”며 “부산으로 옮길만한 게 있나 보는데, 큰 거는 다 부산으로 가버린 거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전 전 장관이 해수부 장관으로 있던 지난해 12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의 본사 부산 이전 배경엔 전 전 장관의 물밑 노력이 핵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사퇴했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드러내며 여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전 전 장관의 성과를 직접 언급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해수부를 비롯한 해운기업 부산 이전은 부산 민심을 견인할 여권의 핵심 카드 중 하나이다. 이 대통령이 실질 성과인 해운기업 두 곳 본사 부산 이전의 ‘공’을 전 전 장관에게 돌리면서 최근 침묵을 깨고 여론전에 나선 전 전 장관에게 한층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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