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의 타임 아웃] 손흥민의 유럽 복귀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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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이프부 선임기자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FC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의 유럽 복귀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LAFC를 단숨에 MLS컵 우승 후보로 올려 놓은 손흥민이 왜? 어떻게? 유럽에서 뛴다는 건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배경은 이렇습니다. MLS에는 ‘베컴룰’이란 게 있습니다. 2007년 7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LA갤럭시에 입단한 ‘잉글랜드 축구 영웅’ 데이비드 베컴은 이듬해 시즌을 마친 뒤 소속팀에 AC밀란(이탈리아)의 단기 임대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MLS 휴식기이자 팀 훈련 기간인 1~3월 사이에 유럽에서 뛰길 원했던 것입니다. AC밀란이 베컴에게 관심을 보였고, LA갤럭시는 베컴의 단기 임대를 허용했습니다. 이후에도 베컴은 한 차례 추가 임대로 AC밀란에서 뛰기도 했습니다.

손흥민도 베컴 사례처럼 MLS 휴식기 동안 유럽에서 뛸 수 있습니다. LAFC 이적 당시 계약서상에 유럽 임대 허용을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래서 손흥민의 유럽 복귀설이 거론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현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손흥민의 유럽 복귀설은 유럽의 리그 운영 특수성과도 연결됩니다. 한국의 K리그를 비롯해 일본 J리그 등 동아시아권과 미국 등은 봄에서 시작해 늦가을에 리그를 마치는 ‘춘추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은 ‘추춘제’입니다. 가을에 리그를 개막해 이듬해 봄에 종료합니다. 정확히는 8월에 시작해 이듬해 5월에 끝납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에 축구를 하는 것입니다. 시즌 타이틀도 해를 넘기기 때문에 ‘2025-2026시즌’이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이상해 보이지만 유럽인들에겐 자연스럽습니다. 문화적인 차이 때문입니다. 한국에선 모든 학교가 3월에 개학해 한 해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영국 등 유럽국가들은 9월에 학기를 시작합니다. 유럽인들 삶에 있어서는 한 해의 시작이 9월인 셈입니다.

그렇다고 맹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경기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유럽 리그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주로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2~3주간의 겨울 휴식기를 갖습니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등 일부 리그에서는 FA컵 경기를 치러야 해서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휴가도 한몫합니다. 한국의 여름 휴가는 길어야 1주일 정도지만, 유럽의 여름 휴가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진행됩니다. 여름 휴가 때 축구 경기를 한다면 관중수가 줄어들겠지요. 당연히 수익구조에 차질이 생길 것입니다. 유럽이라고 모두 겨울에 축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르웨이 등 북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한겨울 그라운드가 얼어 붙어 한국처럼 봄~가을에 리그를 진행합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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