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플랫폼 인가전 'KDX·루센트블록·NXT' 3파전 압축
금융위, 3개 컨소시엄 신청 접수
KRX 참여 KDX 900억 자본금
BNK·비단 등 부산 업체 가세
루센트, 스타트업 민첩성 강조
NXT, 국내 첫 대체거래소 주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출입문. 연합뉴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 플랫폼) 인가전이 당초 4파전에서 출발해 최종 3파전으로 압축되며 예비인가 신청이 마무리됐다. 이번 경쟁 결과는 부산이 디지털금융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한국거래소·코스콤 컨소시엄(가칭 KDX)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가칭 NXT컨소시엄) 등 3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조각투자는 부동산이나 미술품, 음원 등 고가의 자산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개인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투자자는 자산의 일부를 보유한 만큼 수익이나 가치 상승분을 배분받는다. 이 때문에 고액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투자 방식으로 평가된다.
당초 ‘프로젝트 펄스’까지 포함된 4파전 구도였지만, 참여사들의 재편으로 경쟁이 세 곳으로 좁혀졌다. 프로젝트 펄스에 참여했던 신한투자증권은 NXT 컨소시엄으로, LS증권과 SK증권은 KDX 컨소시엄으로 합류하면서 최종적으로 삼파전이 성립됐다.
이번 경쟁의 중심에는 참여 기업 수나 규모가 가장 큰 KDX 컨소시엄이 있다. 대표사인 한국거래소(KRX) 본사가 부산에 위치한 데다, BNK금융그룹(부산은행·경남은행·BNK투자증권),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 등 지역 금융기관이 가세했다.
이 컨소시엄의 공동 최대주주는 키움증권·교보생명·카카오페이증권이며, 5% 이상 주주로는 KRX와 흥국증권이 참여했다. 자본금은 약 9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루센트블록 컨소시엄은 스타트업을 내세우며 빠른 시장 진입을 강조하고 있다. 허세영 대표가 최대주주이며, 한국사우스폴벤처투자펀드3호와 하나비욘드파이낸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NXT컨소시엄은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며, 신한투자증권·뮤직카우·하나증권·한양증권·유진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콘텐츠와 금융을 결합한 음악 저작권 기반의 조각투자 유통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금융감독원과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연내 예비인가를 의결할 예정이다. 최대 두 곳이 예비인가를 받을 수 있으며, 이후 인적·물적 요건을 충족해 본인가를 획득하면 실제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KDX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획득할 경우 부산이 디지털금융 도시로 도약하는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의 금융 인프라와 조각투자 시장이 결합하면 수도권 일극 구조를 완화하는 지역균형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며 “KDX 컨소시엄이 제도권 내에서 신뢰성 있는 디지털 자산 유통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지역 기반 금융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