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양국 협력 강화”…APEC '경주 선언' 채택
글로벌 이벤트 경주 APEC 일정 마무리
이 대통령, 한중 회담서 양국 관계 개선 발판 마련
대통령실 "한중 관계 전면 복원 성과"
APEC 경주 선언 채택하며 성공적 외교 평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최대 이벤트로 꼽혔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이 기간 한미·한중·한일 정상회담 등 외교 이벤트가 치러졌고, 이재명 대통령이 막판 APEC ‘경주 선언’ 채택을 이끌면서 외교 무대에서 실질적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회담에서도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한중 관계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일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와 양국 간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회의장에서 오후 3시 50분부터 95분간 대화를 나눴다. 회담장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였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 한중 관계는 더욱 돈독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나란히 발신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필요성도 언급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양국 관계도 호혜적 구조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날 회담을 계기로 경제 협력과 한-위안 통화스와프 등 7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회담에 대해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삐걱댔던 한중 관계가 시 주석의 11년 만의 국빈 방한과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본 궤도에 올라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2014년 한국을 찾은 뒤 사드 사태 이후로는 발길을 끊었다가 이번 APEC을 계기로 11년 만에 다시 방한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과 APEC 정상회의,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양국 관계 전면 복원’의 상징적 장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회담 이후 가진 만찬 자리에서 시 주석이 국내 가수들의 중국 베이징 공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번 경주 APEC은 각국 정상들의 ‘경주 선언’ 채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경주선언은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본 틀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포괄해 담았다. 특히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특히 이번 경주선언은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했다. 이는 문화창조산업을 명시한 APEC 첫 정상 문서다. 대통령실은 향후 우리 ‘K-컬처’가 아태지역 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