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9일 만에… 부산 집값 하락 멈췄다
9월 첫째 주 변동률 0% 기록
2022년 6월부터 내리막 -20%
수영·해운대구가 상승세 주도
거래량 늘고 전세가격도 올라
2022년 6월부터 시작된 부산의 집값 하락세가 1169일 만에 멈췄다.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필두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남구와 연제구, 기장군 등으로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올해 1월 1700건으로 바닥을 쳤던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저점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는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첫째 주(9월 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0%로 보합을 기록했다.
2022년 6월 20일 시작된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은 3년 3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낙폭이 컸던 2022년 12월엔 한 주에 0.7%씩 빠졌다. 1169일간 하락폭은 -20%에 달했다.
9월 첫째 주 부산 집값이 보합으로 돌아선 것은 수영구와 해운대구 집값이 먼저 치고 나가면서 발생한 결과다. 지난 7월 중순부터 부산 집값은 전주 대비 0.01~0.02%씩 하락하며 낙폭을 줄였다. 수영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셋째 주 보합으로 돌아선 이후 11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상승 폭이 클 땐 한 주에 0.18%씩 오르기도 했다. 해운대구도 6월 마지막 주부터 10주째 집값이 올랐다.
부산 주거 상급지인 수영구와 해운대구 집값에 훈풍이 돌면서 여파는 인근으로 퍼지고 있다. 남구와 연제구, 기장군, 금정구, 영도구 등에서도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해양수산부 이전 기대감이 커지는 동구도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동구는 부산시가 전월세 담합 행위 등을 예방하겠다며 특별 점검에 나설 정도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부산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344건으로 2021년 10월(4001건) 이후 거의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의 경우 부산의 매매거래량이 1751건으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집값 선행 지표인 부산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3월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9월 첫째 주도 부산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5%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동래구(0.10%)는 온천·안락동 대단지, 기장군(0.10%)은 일광·기장읍 준신축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며 “수영구(0.09%)는 망미·민락동 중대형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올 하반기 부산에서는 17개 단지, 1만 3000여 세대의 신축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앞서 분양한 ‘써밋 리미티드 남천’이나 ‘르엘 리버파크 센텀’ 등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입지 등을 앞세워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지역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뒤 회복 국면을 넘어 상승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상승 폭이 갈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일부 지역은 상승에서 소외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