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장품은 화학 약품 덩어리 아닌 피부 세포 살리는 촉매제 돼야” ‘닥터 스킨’ 박진남 대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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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전문의 출신 경남 양산시에 2009년 닥터 스킨 설립
탁월한 세포 재생력·피부 흡수력 높인 셀온 시리즈 개발·생산
임상 경험 갖춘 전문의의 10여 년 연구로 나온 신개념 화장품
“일반 소비자에게 더 많이 알려져 판로 확대 및 매출 향상 기대”

닥터 스킨 박진남 대표가 지난달 경남 양산시 소재 생산 시설에서 셀온 시리즈 화장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miso@ 닥터 스킨 박진남 대표가 지난달 경남 양산시 소재 생산 시설에서 셀온 시리즈 화장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miso@

“일반 화장품은 화학자들이 물과 기름, 계면활성제를 고온고압으로 돌려 새로운 감촉을 만드는 비즈니스의 산물입니다. 화장품에 적용된 세포 재생이나 노화 방지 개념은 그저 형식적인 콘셉트인 거지요. 저는 생물학 이론을 바탕으로 세포 내 분자 염증을 억제하는 화장품을 만들었고,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닥터 스킨’ 박진남 대표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신의 화장품을 소개했다. 피부과 전문의로 병원을 개업해 운영하던 그가 얼마 안 돼 병원을 접고 10여 년간 연구개발에 몰두해 얻어낸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해 1997년 피부과 전문의를 따고 마산삼성병원에서 피부과 과장으로 2년 정도 일했다. 이후 1999년 부산 화명동에서 피부과 의원을 개원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료로 돈을 버는 방식은 결국 ‘제로섬 게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환자 수는 일정하고, 국가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피부과 개원의가 늘어날수록 자신의 수입은 N분의 1만큼 줄어드는 비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진료는 결국 사양산업이고, 인생의 많은 시간을 들인 피부과 전문의 일이 미래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답답해졌다”고 덧붙였다. 그즈음 여직원들이 화장품 구매에 많은 돈을 쓴다는 점을 눈여겨봤고, 결국 본능과 연결된 사업을 하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 기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우선 관련 공부에 몰두했다. 1997년 발표된 경북대 의대 미생물학과 이광호 교수의 비타민C 고용량 임상 효과 연구에 영향을 받아, 비타민C를 이온화시키고 전기를 이용해 피부에 침투시키는 기계 장치와 초음파 장치를 만들어 특허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2년간 약 2억 원을 들여 만든 장치였지만, 상업화될 정도의 효과를 보이지 않아 좌절했던 시기였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그럼에도 다시 도전했다.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던 방식을 버리고, 혼자 기초 공부에 나선 것이었다. 그는 “국내에 노화 전문가가 거의 없던 2000년 부산대 정해영 교수에게 부탁해 주 1회 연구실 미팅에 참석하며 본격적으로 노화 공부를 시작했다”면서 “처음 6개월은 용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후 7년간 논문을 읽으며 세포 재생에 대해 익혔다”고 전했다.


닥터 스킨이 출시하고 있는 셀온 라인 화장품들. 닥터 스킨 제공 닥터 스킨이 출시하고 있는 셀온 라인 화장품들. 닥터 스킨 제공

이후 그는 2009년 경남 양산시에 화장품 생산시설을 갖춘 ‘닥터 스킨’을 설립했다. 임상 경험을 가진 피부과 전문의가 10년간 기초 이론에 몰두하며 논문과 서적, 원서, 자료를 독파한 결과, 트러블 개선은 물론, 미백과 항노화까지 종합적으로 케어가 가능한 ‘Cell On·셀온’ 시리즈가 2009년 출시됐다. 박 대표는 “화장품이 단순히 흡수돼 사라지는 게 아니라 피부에 더 깊게 침투하고 오래 남게 해, 피부 세포에 더욱 원활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피부과 등 병원용 제품으로 트러블 라인 A1(100ml), 미백 라인 T1(100ml)을 생산하며,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작은 용량의 트러블 라인 B1(30ml), B2(30ml), A Clear(5ml)와 미백 라인 T1(30ml)을 내놓고 있다. 병풀 추출물(항염)과 황금 추출물(미백), 캐모마일(항산화) 같은 천연 성분과 살리신(항염), 말톨(미백), 쿼세틴(항산화) 등의 기능성 물질의 융합을 통해 피부 토탈케어가 가능한 제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 만든 제품 A1은 여드름 치료에 특화된 것이었다. 박 대표는 “피부 염증을 일으키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약 2,000개의 효소들의 염증부터 억제해 세포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는 접근이 필요했다”면서 “피부과 전문의지만 여드름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그저 세포 기능 정상화를 목표로 접근했을 뿐인데, A1은 임상실험에서 2~3개월 꾸준히 피부에 바르는 것만으로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제 판로를 확대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는 “꾸준히 거래가 일어나는 병원용 제품과 달리,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제품들은 인지도가 낮아 충성고객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면서 “피부 세포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닥터스킨 셀온 제품들을 자사몰과 네이버,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많이 찾아주시기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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