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50일 안에 휴전 합의 안 하면 100% 관세 부과할 것”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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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와 러 제품 수입 제3국까지 100% 관세”
우크라 요청 패트리엇 방공망, 나토가 구입 지원
미 특사 만난 젤렌스키 “생산적인 대화” 만족
푸틴과 ‘브로맨스’ 트럼프, 이번에는 다를지 주목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50일 안에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고율 관세 부과 등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브로맨스’라고 불릴 만큼 온정적 태도를 보여왔는데,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무기 지원을 발표하고, 러시아가 평화 협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수출품을 구매하는 국가들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0일의 유예 기간을 줬다. 그는 “50일 안에 합의가 없으면 러시아와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며 “그때는 100%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상원의원 100명 중 85명이 러시아를 돕는 국가에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요청해 온 무기 판매도 하기로 했다. 미국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우크라이나가 지속해서 요청해 오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도 이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축소 기조와 맞물려 패트리엇 미사일의 재고 부족 등을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 시스템 판매 자체를 꺼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최첨단 무기를 만들 것이고 나토 동맹국들이 그 무기를 구입할 것이다”며 “몇몇 나라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패트리엇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새로 교체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독일,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네덜란드,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의 무장 강화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3국 제재 위협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 정책의 큰 전환점이 된다. 3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서방 국가는 대부분 러시아와 금융 관계를 단절했지만, 러시아가 중국이나 인도 등에 석유를 판매하는 것은 막지 않았다.

현재 미국 의회는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국가들을 겨냥한 제재를 허용하는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고 제3국 제재가 현실화한다면 러시아는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잃게 된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특사를 만나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언급하면서 “러시아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더 잘 보호하고 우크라이나의 방어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과 해결책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조기에 끝내겠다고 약속하면서 백악관에 복귀했고, 러시아와 관계 회복을 시도해 왔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행보와는 달라진 셈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무조건 휴전안을 아직 수용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최근에도 수백 대의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도시에 공습을 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50일 유예안이 언제든 연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며 국제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기여하는 모든 노력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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