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단일화 결렬' 공방 속 막판 극적 합의 가능성도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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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윤 "일방적으로 단일화 깨"
최윤홍 "조작된 여론조사 정황"
중도진보 진영 반사 이익 기대감
3자 구도 속 각 후보 셈법 복잡
지난해 서울교육감 단일화 주목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김석준(맨위) 정승윤(가운데) 최윤홍(아래·가나다 순) 후보가 24일 유세를 하고 있다.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진다. 각 후보 제공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김석준(맨위) 정승윤(가운데) 최윤홍(아래·가나다 순) 후보가 24일 유세를 하고 있다.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의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진다. 각 후보 제공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보수 단일화가 여론조사 왜곡 논란 끝에 무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일찌감치 단일 대오를 갖춘 진보 진영은 반사 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번 주 사전 투표가 시작되며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3자 구도’ 속 각 후보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정승윤 후보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최윤홍 후보가 내부 조사를 통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패배를 감지하고 일방적으로 단일화 판을 깼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최 후보는 23일 오후 3시에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중단시켰다. 여론조사 기관 두 곳 중 한 곳은 이미 1000명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부산 교육을 또다시 좌파 이념 성향이 강한 후보에게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단일화에 나섰다. 하지만 최 후보는 처음부터 단일화 의지가 없던 ‘위장 보수’였음이 드러났다”면서 “단일화 파기 책임은 오로지 최 후보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최윤홍 후보도 단일화 결렬 책임이 정 후보에게 있다고 날을 세웠다. 최 후보는 “정 후보 측의 심각한 여론조사 불법 왜곡·조작 정황을 발견했고, 유불리를 떠나 교육자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육감 선거에 정치권에서나 볼 법한 저열한 행태가 개입됐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보가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정 후보는 보수 이념을 앞세운 정치적 선명성을, 최 후보는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경력을 내걸고 각자도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후보는 22~23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실시해 투표용지 인쇄 전인 23일까지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최 후보는 “정 후보 측이 60~70대 이상 부산 시민에게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20~30대로 응답하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주장하며 23일 오후 3시 결렬을 선언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최윤홍 후보의 단일화 결렬을 두고 명분이 다소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승윤 후보 측 메시지에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를 조직적인 조작으로 단정할 뚜렷한 증거는 없어 판을 깰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조사 중단을 요청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불복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선거일 직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때도 사전 투표가 진행된 후인 12일에 진보 단일화가 이뤄진 바 있다. 반면 양측이 선거에 이미 각각 10억 원 이상을 투입한 만큼, 선거를 완주해 비용 일부라도 보전을 노릴 가능성도 작지 않다.

사전 투표를 앞두고 보수 단일화가 결렬되자 각 후보들은 유불리를 따지며 셈법에 골몰하고 있다. 3자 구도 속에서는 중도진보 단일 후보인 김석준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김 후보는 “정승윤·최윤홍 두 후보가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고 있다”며 보수 후보들과 선을 그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보수 표심이 결집할 경우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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