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대 남성 절반이 비만… 흡연율도 다시 증가
2023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50대 남성 흡연율 9.6%P 증가
배달 음식 탓 젊은 층 비만 늘어
혈압·콜레스테롤 지표는 개선
매년 조금씩 줄어들던 국민 흡연율이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들어섰다. 비만 유병률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3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2023년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9세 이상 남자 흡연율은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 다시 흡연율이 증가했다. 2014년 전체 흡연율이 24.2%였던 것이 매년 조금씩 줄어들다가 2021년 19.3%로,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감소세가 이어지다가 2022년 흡연율이 17.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19.6%로 0.8%포인트(P) 늘어났다.
흡연율은 남녀 모두에서 소폭 늘었다. 평생 일반담배 5갑 이상을 피웠고, 현재 일반담배(궐련)를 피우는 분율을 뜻하는 현재 흡연율은 지난해 남자 32.4%, 여자 6.3%로 2022년과 비교해 각각 2.4%P, 1.3%P씩 증가했다. 현재 흡연율을 나이별로 살펴봤을 때 2022년과 비교해 가장 증가 폭이 큰 연령대는 50~59세 남성으로, 2022년 32.5%에서 지난해 42.1%로 무려 9.6%P나 늘어났다. 19~29세 여성의 현재 흡연율은 2022년 5.8%에서 2023년 12.1%로 6.2%P 늘어나 뒤를 이었다.
궐련,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제품 현재 사용률 역시 지난해 남자 38.9%, 여자 8.3%로 2022년 남자 36.6%, 여자 7.2%와 비교해 남녀 모두 증가했다.
비만 유병률은 2022년과 2023년 모두 37.2%로 같았다. 성별로 분석해 보면 남자는 지난해 45.6%, 여자는 27.8%로, 2022년과 비교해 남자는 2.1%P 감소하고, 여자는 2.1%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비만 유병률은 전반적으로 2022년과 비교해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30~50대 남성의 절반이 비만이었다.
젊은 층의 비만 유병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대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2014년만 해도 32.0%였는데, 2022년에는 42.8%, 2023년에는 43.9%까지 올라갔다. 여성은 20~30대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2023년 19~29세와 30~39세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각각 22.1%, 27.3%로 2022년과 비교하면 각각 3.9%P, 5.5%P로 크게 늘어났다.
고위험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이면서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분율)은 2022년과 2023년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남자는 21.3%에서 19.9%로 감소했고, 여자는 7.0%에서 7.7%로 증가했다. 월간폭음률(월 1회 이상 남자 7잔 이상(맥주 5캔 이상), 여자 5잔 이상(맥주 3캔 이상) 음주한 분율) 역시 남자는 48.8%에서 47.9%로 감소했지만, 여자는 25.9%에서 26.3%로 증가했다.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윤태호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이 흡연율 증가에 반영됐다"면서 "50대 남성의 흡연율 증가는 삶이 팍팍해지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본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여성 흡연이 금기시되는 측면이 있었는데 인식이 바뀌면서 20대 여성 흡연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또 "먹방의 유행, 배달 음식의 소비 증가 같은 젊은층 식습관의 변화로 20~30대에서 비만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선된 건강지표도 있었다. 고혈압 유병률은 2023년 남자 23.4%, 여자 16.5%로 남녀 모두 2022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지난해 남자 12.0%, 여자 6.9%로 2022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