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7위’ 신태양건설, 기업 회생 신청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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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보증 여파로 현금 유동성 악화
“부도 이후 회생 신청한 것 아냐”
부동산 매각·채권 회수 등 대책 강구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부산일보DB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7위의 중견 건설사인 신태양건설이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 지역 건설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신태양건설은 지난 13일자로 부산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신태양건설이 참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문제의 시발점이 돼 누적된 채무 인수 규모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 5월부터 돌아온 230억여 원의 어음을 막는 과정에서 현금 유동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4일 금융결제원에 당좌거래정지로 등록됐다.

신태양건설 측은 “일각에서는 신태양건설이 부도를 낸 이후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고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법원에 회생을 신청함에 따라 당좌거래가 정지됐고 금융거래가 막힌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기업 회생이 신청되면서 신태양건설의 부채는 동결되고, 건설사 측 회생안을 법원이 검토해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태양건설 관계자는 “채무 보증 또는 인수를 통해 확보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600억 원 규모의 채권 회수가 무난히 이뤄진다면 1년 내 정상적인 경영 환경을 복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995년 설립된 신태양건설은 토목, 건축, 주택 분야에서 업력을 쌓았고, 누리마루 APEC 하우스와 아미산 전망대 등을 시공하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2011년 부도가 난 옛 판타시온 리조트를 인수한 뒤 영주 소백산스파리조트로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었다.


특히 신태양건설의 계열사인 ‘고향의 봄’은 경남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 일원에 1368가구 규모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 1차’를 공급했다. 신태양건설은 두산건설과 공동 시공사로 이름을 올렸다.

고금리 장기화, PF 부실 등의 여파로 지역 건설업계는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부산지역 중견 건설사인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태양건설처럼 지역에서는 규모가 큰 건설사의 회생 신청은 업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한 때”라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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