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소비자원 19개 제품 검사
전 제품서 사용금지 성분 검출
‘수험생 영양제’ 부당광고도 적발

기억력 개선이나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운 해외 직구 건강기능식품에서 식품 사용이 금지된 성분과 원료가 다수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해외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뇌 기능 개선·치료를 표방한 19개 제품을 공동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국내 반입이 차단된 원료나 성분이 검출돼 국내 반입 차단 조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고령자 등 뇌 기능 개선이나 치료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기억력이나 집중력에 좋다고 내세우는 해외 건강기능식품 중 위해성분 사용이 의심되는 제품을 선정해 관련 성분 11종을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사 결과 모든 제품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 성분 또는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6개 제품에는 누펩트, 갈란타민, 빈포세틴이, 19개 제품 모두에는 바코파, 씨티콜린, 석송 등 국내 반입 차단 원료나 성분이 들어있었다.

빈포세틴은 전문 의약품 성분으로, 의사 처방 없이 과다하게 복용하면 두통과 불면증, 임신부의 유산이나 태아 발달 장애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누펩트와 갈란타민은 이번 조사에서 국내 유입이 처음 확인돼 지난 9월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상의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으로 새롭게 지정돼 공고됐다. 누펩트는 식품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갈란타민은 전문의약품 성분으로, 식욕 저하, 오심, 구토, 어지럼증뿐 아니라 약물 투여를 갑자기 중단할 경우 인지 기능이 심하게 악화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바코파와 석송은 부작용이 있거나 안전성 평가가 되지 않아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이고, 씨티콜린은 뇌졸중 치료에 쓰이는 전문의약품 성분으로 복통, 요통, 시야 흐림, 변비, 두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

식약처는 해외직구 식품을 구매할 때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의 ‘해외직구 식품 올바로’에서 국내 반입이 차단된 원료·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확인하고, 해외직구 위해식품에 등록된 제품은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식약처는 수능을 앞두고 ‘공부 잘하는 약’이나 ‘수험생 영양제’ 등을 표방한 식품이나 의약품의 온라인 광고·판매 행위를 집중 점검한 결과 부당광고 게시물 83건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불법 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당광고 적발 사례는 일반 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거나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질병 예방·치료 효능이 있거나 의약품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광고 등이다.

ADHD 치료에 사용하는 메틸페니데이트(향정신성의약품) 제품과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암테파민 제품을 ‘공부 잘하는 약’ 등으로 불법 판매하거나 유통한 경우는 마약류 판매·광고 행위에 해당하는 처벌 대상이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는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와 기능성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ADHD 치료제 제품은 위조 의약품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절대로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