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학살한 하마스 ‘텔아비브판 9·11’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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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계획 회의 의사록·서한 등
작년 10월 기습 관련 서류 발견
텔아비브 ‘고층 빌딩 폭사’ 계획
이란·헤즈볼라, 문서 내용 부인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알 누시라트 난민 캠프에서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알 누시라트 난민 캠프에서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기습 공격을 가해 이스라엘에 사상 초유의 인명 피해를 안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당초 훨씬 규모가 큰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하마스가 더 큰 공격을 계획한 정황이 이스라엘군이 가자 전쟁 중 하마스 지휘소에서 찾아낸 59쪽 분량의 하마스 전자 기록과 서류에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지난해 10월 기습공격을 앞두고 하마스 지도자들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의 10개 비밀 계획 회의의 의사록과 서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서에 따르면 하마스는 수 년 전부터 항공기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의 고층 빌딩을 무너뜨리는 ‘9·11 테러’ 유형의 공격 등을 계획했다. 이스라엘군이 찾아낸 문서에는 동원할 수 있는 공격 옵션과 이에 대한 설명 등이 곁들여졌다.

하마스는 애초 2022년 가을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작전명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실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란과 헤즈볼라를 설득해 공격에 끌어들이기 위해 실행 시기를 늦췄다.

지난해 7월에는 고위 관리를 레바논에 보내 이란 고위 사령관을 면담하고 공격이 시작될 경우 민감한 시설을 공격하는 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란 고위 사령관은 원칙적인 지지의 뜻을 밝혔지만 이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헤즈볼라는 가자전쟁 발발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 교전을 시작했고, 이란은 올해 4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해 10월 27일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한 이스라엘군은 지난 1월 말 남부 칸유니스의 하마스 사령부를 수색하던 중 발견한 컴퓨터에서 이 문서를 찾아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이 문서들을 지난 1일 감행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 결행을 앞두고 공개했다. 이 문서를 검토한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는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유대 민족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이란을 이스라엘과 직접적인 충돌 국면으로 끌어들이려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문서의 진위를 입증할 수는 없지만, 그 내용은 하마스의 장기 계획과 이란과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미국 및 동맹 세력의 정보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어 “문서 사본을 본 여러 미국 관리도 이 문서의 진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으며, 문서 획득에 관여하지 않은 다른 이스라엘 기관의 관리들은 문서가 ‘진짜’라고 평가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하마스 구성원과 하마스 전문가에게 문서의 진위를 의뢰한 NYT는 “문서 기록 및 보관 방식이 하마스의 관행과 일치하며, 문서 내용과 일치하는 하마스의 운영 특징도 확인됐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이 문서를 ‘진짜’로 결론지었다는 별도의 내부 문서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해당 문건에 대한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하마스도 이 같은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와 헤즈볼라는 회의록에 나오는 내용을 부인했다.

이란 대표부는 “모든 계획, 의사 결정 및 지휘는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군사 조직에 의해 단독으로 실행되었다”며 “이를 이란이나 헤즈볼라와 일부 또는 전부 연결하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으며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대변인도 CNN 방송에 “순교한 지도자 나스랄라가 말했듯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10월 7일에 실행한 ‘알아크사 홍수 작전’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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