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블루푸드테크 산업 선도를 위한 과제
김양언 ㈜백화수산 대표
‘블루푸드’는 수산물이 단순한 식량원이라는 점 외에 건강한 먹거리, 윤리적 가치 등 규범적 이슈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여기에 3D 프린팅 대체육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포함하면 ‘블루푸드테크’라고 한다. 최근 수산물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량 자원으로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블루푸드테크 산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은 수산 관련 사업에서도 뭔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기존 수산식품 산업에서 새로운 영역인 블루푸드테크 산업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푸드테크라는 개념을 우선 기후테크와 연결해 보자. 현재 우리는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먹는 문제와 함께 기후 문제의 해결은 물론 넓게는 수산의 가치를 젊은 세대에게 각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푸드테크다. 80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먹는 문제는 기존 농수산 식품 분야와 다른 첨단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해결을 모색할 수 있다.
수산식품에 디지털 첨단 기술 접목
식량·기후 문제 해결에 실마리 제공
강점 보유한 부산, 세계 선도 가능
여기서 부산은 우리나라의 중심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흑백대전’을 보면 외국의 셰프들은 “남과 경쟁하지 않는다.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블루테크 산업도 마찬가지다. 다른 지역이나 국가와의 경쟁을 처음부터 미리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서울은 서울의 역할이 있고 부산은 부산의 역할이 있다.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뉴진스라는 젊은 아티스트가 “각자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잘하자”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기 분야를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인재를 키워야 한다. 수산식품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역 대학의 인재가 실제로 수산식품 클러스터에서 인정받고 또 개발한 결과물이 시장에서 쓸모가 있는지 없는지 살펴볼 수 있는 생태계까지 조성돼야 한다. 공급망뿐만 아니라 유통이나 소비망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는 정부나 대학이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지금까지는 없었던,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저절로 시장 지배력이 생기게 된다.
지금 우리는 각 분야에서 뛰어난 소수 인재의 영향력이 지대한 사회에 살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져야 하는지는 고민해야 하지만 블루푸드테크 산업에도 이러한 인재는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시스템 환경에서 탄소 문제와 건강 문제, 식량 문제를 아울러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먹는 것으로부터 점점 다른 분야로 나아갈 수 있다. 반도체 산업 다음의 5차 산업은 바이오산업인데, 바이오산업의 관점을 활용하면 좀 더 영양학적인 식생활과 탄소 절감을 함께 이루면서 새로운 푸드 산업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첨단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원하는 음식 재료를 주문해 어떤 요리법으로 조리해서 먹을지는 음성 AI(인공지능)가 선택해 알려 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혼자서 밥을 해 먹기도 하지만 매번 그렇게 직접 하기는 어렵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식 시장이 더욱 번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으로 먹거리는 밀키트 형식이나 간편식이 주를 이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은 최소화될 가능성이 크다. AI 영양사가 요리법을 선택하고 이후 과정도 자동 공정에 따라 이뤄진다. 이미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들은 이런 솔루션을 많이 개발해 놓은 상태다. 아마 가까운 미래에는 사람이 해주는 밥을 먹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처럼 푸드테크는 개인 맞춤형이기 때문에 콘텐츠가 중요하다. 음식 주문 단계에서부터 이미 생산 과정이 연동된다. 여기엔 디지털 전환이 핵심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바로 ‘테크’의 문제로 전환된다. 이미 테크를 활용해서 기존에 먹고 사는 방식은 바뀌고 있다. 온라인 업체인 쿠팡의 급성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블루푸드가 세계를 주도하려면 참여자들의 비전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하고, 여기에 자본이 결합하면 된다. 이 지점에서 수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수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먹거리 확보와 탄소 감축의 과제와 직결된다. 당연히 삼면이 바다인 우리는 탄소 중립에 있어 유리한 측면이 많다. 블루푸드테크 산업의 미래 가치는 전 세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분명한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 해양 수도인 부산이 블루푸드테크의 선도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 글로벌 수산 허브도시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