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혈압, 변화 크지 않게 관리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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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2600여 명 연구
조절 능력 떨어지면 인지 기능 ↓

혈당과 혈압의 변동성이 크지 않게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부르는 인지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당과 혈압의 변동성이 크지 않게 관리하면 치매 위험을 부르는 인지 기능의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년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다.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은 치매인 우리나라도 이 날을 ‘치매 극복의 날’로 정하고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혈당과 혈압의 변화가 크지 않도록 관리하면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뇨와 고혈압은 대표적인 치매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수치뿐 아니라 변동성도 치매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다.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인성 치매 환자 코호트 분석에서 치매가 없는 2600여 명을 대상으로 6년간 혈당과 혈압의 표준 편차를 계산한 결과 혈당 변동성과 혈압 변동성이 알츠하이머병 지표와 혈관성 치매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혈당 변동성이 증가할수록 심한 대뇌 백질의 변성이 발생했고,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이 증가했다. 대뇌 백질 변성은 뇌의 백색질에 손상이 발생한 상태로, 혈관성 치매의 지표이고,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치매 유발 물질이다.

혈당 변동성은 혈중 포도당 농도의 변화로, 변동성이 크면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고탄수화물, 단순당 섭취 등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과식과 폭식을 피하고, 식단 제한과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면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다.

혈압 또한 수축기와 이완기의 혈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변동성이 클수록 타우 축적이 증가하고, 이완기 혈압의 변동성이 클수록 뇌 해마 위축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압 변동성이 뇌의 혈류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의 축적을 촉진하고, 해마를 포함한 뇌 구조에 손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운동, 날씨 등 외부적 요인의 변화 없이 혈압이 출렁거리는 경우 변동성 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효과적인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혈당과 혈압의 수치뿐만 아니라 혈당과 혈압의 변화가 크지 않도록 관리해 인지 기능의 저하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평균 치매 유병률은 10.4%이며, 추정 치매 환자는 2022년 기준 약 94만 명에 달한다. 같은 해 치매로 사망한 사람은 1만 4136명으로, 전년 대비 36.6% 증가했다. 치매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7.6명이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020만 원으로 추정된다. 진료비, 약제비 등을 포함한 직접 의료비(53.3%)와 간병비, 환자와 보호자의 시간 비용, 노인장기요양비용 등을 포함한 수치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약 280만 원으로 집계됐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초고령사회 시대를 대비해 공중 보건을 위해 앞으로도 치매 예방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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