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후죽순’ 베트남 노래방… 마약 파티도 열렸다
진주경찰서, 마약사범 넷 검거
1년간 4차례 총 20명 적발
유흥가 종사자 중심 투약 빈번
유통책 택시기사 등 영장 신청
경남 진주시에 ‘베트남 노래방’(부산일보 7월 11일자 11면 보도)이 우후죽순 생겨난 가운데 일부 주점에서 ‘마약 파티’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을 적발해 피의자와 유통자들을 검거했다. 더 충격적인 건 지난 1년여 동안 베트남 노래방에서만 4차례 마약사범이 적발됐다는 점이다.
4일 진주경찰서와 제보자 등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노래방에서 마약을 투약한 뒤 파티를 벌인 마약사범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먼저 적발된 건 한국인 남성 3명과 베트남 여성 1명 등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유흥 접객원들로,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동안 진주 A베트남 노래방에서 MDMA, 이른바 ‘엑스터시’를 복용했다. 알약 형태를 맥주나 음료에 타서 먹었으며, 낮 시간대 파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MDMA는 흥분제와 환각제 역할을 하는 암페타민계 화합물로, 밤새 춤출 때 주로 먹어 국내에서는 ‘클럽 마약’으로도 불린다. 알코올과 함께 섭취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현장을 덮친 경찰은 이들 4명과 장소를 제공한 유흥주점 업주 B 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상·하선을 뒤쫓던 경찰은 다른 노래방에서 마약 파티를 한 일당도 적발했다. 경찰은 지난 4월 진주 C베트남 노래방 등에서 한국인 남성 3명과 베트남 여성 2명 등이 MDMA와 케타민 등을 투약했다는 첩보를 접수하고 이들 중 2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의 소변과 모발을 확보해 마약 감정을 의뢰한 상태며, 달아난 3명을 뒤쫓고 있다.
이들에게 MDMA를 판매한 유통책은 택시 기사로 확인됐다. 진주에서 택시 기사로 활동 중인 60대 D 씨와 베트남 국적 아내 E 씨는 지난 6월 7일 오전 3시께 택시 안에서 중간책 캄보디아인 F 씨에게 MDMA 50정, 500만 원어치를 넘겼다. 이 약은 한국인 G 씨에게 넘겨져 지역 유흥가 종사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G 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한편, 마약사범 중 외국인 비율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진주에서는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을 비롯해 1년여 동안 베트남 노래방에서만 4건이 적발됐다. 지난해 4월 베트남 노래방에서 엑스터시를 투약한 혐의로 외국인 1명이 검거됐으며, 지난 6월에는 다른 베트남 노래방에서 케타민과 엑스터시를 투약한 혐의로 귀화 여성 2명과 불법체류자 3명이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노래방에서 마약 투약이 있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런 사례가 만연한 것이 아닌지 집중적으로 확인 중이다. 지역에 마약이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