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뉴스, Z세대에 '소셜 퍼스트'로 다가가야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디지털 원어민, 저널리즘 인식 달라져
친밀·흥미·관계 잣대로 뉴스 가치 평가
젊은 층 '유대감' 형성 못하면 언론 위기
소셜 플랫폼 활성화해야 매체 지속 가능
Z세대는 유년기부터 디지털 매체의 영향을 받고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성장기부터 스마트폰을 가까이한 첫 세대로서, 웹툰,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와 플랫폼의 유료 구독 비용 지불에 거부감이 없다.
자신에게 유용한 것과 스스로 흥미를 느끼는 것을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는 Z세대는 신뢰하는 브랜드나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더 믿는다. 반면 뉴스 콘텐츠에 대한 지불 의향은 낮다. Z세대는 언론에 아직 낯선 대상이며, Z세대에 다가가는 해법을 찾는 일은 언론의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Z세대는 종이신문 구독은 물론이고 TV 뉴스 시청과도 거리가 먼 세대이다. 신문과 방송이 기성세대에게 뉴스 수용을 위한 주 매체였던 반면, Z세대에게는 숏폼 동영상이 뉴스와 정보 취득 미디어로서 주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Z세대는 뉴스 이용을 위해 뉴스 사이트가 아닌 SNS에 접속하며, 지인이나 주변 사람의 이야기나 쇼츠로 관심을 가지게 된 뉴스를 유튜브 검색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하고 이용한다.
Z세대 10명 중 8명(81%)이 숏폼 영상을 이용하고 있고, 이용 시간은 1일 평균 81.6분에 달한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43%가 틱톡을 이용하여 정기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Z세대와 기성세대의 뉴스에 대한 다른 인식이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컨설팅 조직인 FT 스트레티지스(FT Strategies)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저널리즘 스쿨과 협력하여 수행한 연구 보고서 ‘2030 오디언스의 이해’는 Z세대가 뉴스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먼저, Z세대는 자신이 알고 신뢰하는 소스, 즉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는 인물로부터의 정보를 원한다. 정보와 뉴스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아서 언론사 기자의 기사보다는 신뢰하는 인플루언서가 전달하는 정보에 더 관심이 많다.
둘째, Z세대는 자신에게 중요하고 유용한 정보 위주로 뉴스를 소비하는데, 사회 전체에 중요한 이슈보다 자신에게 관심 있고, 스스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뉴스를 선호한다.
셋째, Z세대는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정보가 전달되기를 원한다. 쉬운 언어를 사용하고, 소비하기가 쉽고 간단해야 하며, 별도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만약 언론이 Z세대들도 나이를 먹으면 기존 매체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라고 FT 스트레티지스 보고서는 경고한다. 오히려 언론이 Z세대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하여 신속하게 대처할 것을 보고서는 주문하고 있다.
21세기 미디어 세상은 과거 ‘콘텐츠가 왕’이었던 시대에서 ‘유저(이용자)가 왕’인 시대로 변화하였다. 콘텐츠 제작이 아니라 오디언스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끝없이 탐구하는 알고리즘으로 콘텐츠 세계의 규칙을 완전히 바꾼 유튜브의 성공이 이를 증명해 준다.
이에 상응하여 언론사는 Z세대 뉴스 이용자의 특성과 사고, 감정, 행동 방식 등을 반영하고, 그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뉴스 경험을 제공하도록 세대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인기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존재하는 형식과 이용자 경험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Z세대의 소셜미디어 경험과 결합된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가야 한다. Z세대에게서 달라진 뉴스 가치에 대한 인식도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저널리즘에서 일반적으로 통용해 온 뉴스 가치 기준인 시의성, 근접성, 저명성 등을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친밀감, 흥미성, 관계성 등을 주요 뉴스 가치로 고려하는 변화도 필요하다.
Z세대는 신문과 방송 뉴스에 무관심하다. 언론은 생산한 뉴스가 Z세대에 도달할 모든 창구를 열어 그들과 공감대를 넓혀 친근감을 형성해 가야 한다. Z세대 소비자들은 유대감을 느끼는 브랜드나 크리에이터를 찾아 나선다. Z세대가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지금 전통 뉴스 매체의 지속가능성은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
뉴스 기획의 첫 단계부터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우선으로 하는 ‘소셜 퍼스트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인력 부족과 수익성을 이유로 경영진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악순환을 극복해야 한다. 데스크급과 경영진의 미래 지향적 인식 변화도 수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