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반려동물 키워볼까?
'임보'부터 해 보세요!
지난 1일 SNS에는 부산 수영구에서 '포씨블 홈(pawssible_home)'이란 이름의 모임이 열린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유기 동물의 '임보'나 입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자는 내용이었다. '포(paw)'는 동물의 발로, '포씨블 홈'은 사람과 반려동물이 같이 들어가는 집을 꿈꾸며 만든 단어였다.우선 낯선 단어 '임보'가 뭔지 궁금해졌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8.6%, 반려견 수는 5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기본적인 반려동물 관련 용어는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분양, 입양, 임시 보호라는 셋 중 하나의 결정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분양'은 반려동물 판매업체에서 돈을 내고 구입하는 행위다. 반면에 '입양'은 유기동물 보호소나 동물단체 등에서 유기동물을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양 자격이 맞아야 하고, 교육 등 입양 절차를 따라야 한다. 흔히 줄여서 '임보'로 표현하는 '임시 보호'는 입양자가 나타날 때까지 일시적으로 기본적인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다. 임보를 하다 입양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아 보인다. 임보는 사람과 동물 간 궁합을 맞춰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동물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주고, 임시보호자는 동물의 성격이나 건강 상태를 파악해 신중하게 입양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지 않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란 문구가 마음을 움직여 기자도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유기된 아이가 운명처럼 다가와행사를 기획한 최윤형 씨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 씨는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죽을 만큼 힘든 시기에 유기견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 둘의 처지가 똑같이 여겨졌고, 데려다 키우면서 자신이 살아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최 씨는 2014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20마리가량 임보를 하면서 입양도 보내고 자신도 살고 있단다. 그는 “입양이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임보라도 해보는 쪽으로 문화가 확산하길 희망하며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밝혔다. 송민재 씨는 혼자 지내는 엄마한테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유기견 쿠키와 레아를 입양했다. 그런데 송 씨가 “중성화 수술 예약을 해 놓고 출장 간 사이에 둘이 일을 치러 똘이가 태어났다”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현재 송 씨의 어머니가 이들의 주 양육자다. 번갈아 반려견 산책을 시키다 보면 어머니가 하루 평균 1만 2000보를 걷게 된다고 했다. 반려견들은 어머니의 건강을 지키고, 주변에 친구도 만들어 준 너무나 소중한 존재라고 했다. 송 씨는 “지방 출장이 잦아 예전에는 혼자 있는 엄마가 걱정이 되었지만, 이제는 든든하고 행복하다. 우리 가족은 반려동물을 통해 치유를 받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곽우림 씨는 강아지를 길러보고 싶었지만, 펫샵에서 사기가 싫어서 2년 정도나 기다렸다고 했다. 2019년 여름 지인의 SNS에 유기견 ‘춘식이’가 뜨는 순간 ‘우리 집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연락했고, 일주일 만에 데려왔다. 박 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공부와의 전쟁을 치르며 사이가 조금 벌어졌는데 춘식이가 오면서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실은 지금 제가 조금 아픈데 춘식이한테 정말 많이 위로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씨도 임보로 시작했다가 입양한 경우였다. ‘수술 후에 퇴원을 못하고 있는데 방 한 켠 내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라는 한 동물보호소 공지 글을 본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김 씨의 반려견 ‘열무’는 늪지대에서 발견됐다. 번식견으로 일 년에도 몇 번씩 강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가 학대를 받고 유기당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처음에는 내가 돌봐주겠다고 생각하고 데려왔는데, 돌아오면 반갑다고 인사해 주고 또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지금은 오히려 나한테 너무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이상훈·배재원 씨 부부는 버려진 반려견이 인연처럼 다가왔다고 했다. 이 씨 부부는 식당에서 나오다 뼈밖에 남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불쌍한 개가 차도에서 헤매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개는 사람들이 차에 치일까 싶어서 잡으려고 하면 도망가고 해서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이 씨 역시 계속 쫓다 힘이 들어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개가 자신의 앞에 와서 앉더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유기견을 입양한 뒤 부부는 지금 그전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던 반려견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반려견 유치원에서 입양제를 처음으로 열었는데 기대보다 반응이 약해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김남희 씨는 경남의 한 동물보호소가 올린 43마리의 안락사 명단을 본 게 임보를 시작하게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김 씨는 안락사 3일 전에 보호소로 달려가 임보를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그 개를 입양 보내지 못해 첫째가 되었다. 이날 데리고 나온 ‘옥순이’가 36마리째 임보하는 아이였다(옥순이는 그 뒤 서울로 입양됐다). 그는 “매번 보낼 때마다 항상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얘가 가야 위험에 처한 다른 애를 또 구조할 수 있으니 보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이들은 반려동물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다 보면 다른 반려동물 보호자들과 교류할 기회도 많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살기에 때로는 상처받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김유진 씨가 겪은 일들이 그랬다. 김 씨의 반려견 ‘열무’는 다리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앙상한 한 쪽 다리를 절고 있다. ‘수술 후 재활 산책 중입니다’라는 표식을 붙이고 다니지만, 무조건 보호자 욕을 해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 혼자 반려견을 산책시키다 언어폭력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강아지를 키우니까 결혼을 안 하지, 애를 안 낳지”부터 시작해 “대한민국이 개들로 개판이 되어 가고 있는데, 모두 안락사시켜야 한다”라고 극언을 퍼붓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단다.■믹스견이 키우기에 훨씬 편해 ‘포씨블 홈’에 모인 이들은 서로의 사정에 공감하다 앞으로도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기로 했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아 문외한인 기자는 이날 이들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여럿 발견했다. 첫째, 나이가 좀 든 개가 키우기 쉽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1년 미만의 강아지를 선호한다. 그런데 이런 애들은 이갈이하며 가려움증 때문에 이것저것 물고 뜯고 난리를 부리기 일쑤다. 이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이 왕성해 끊임없이 뛰어놀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다면서 파양하는 경우가 많다. 반려견은 나이가 있을수록 키우기가 쉽다며 5살 이상을 추천했다. 둘째, 품종견보다 믹스견이 낫다. 개 세상은 품종견과 믹스견으로 나뉜다. 품종견은 특정 외형적 특징이나 성격적 특성을 갖도록 인위적으로 개량된 개로 말티즈, 푸들, 골든 리트리버, 시바견이 대표적이다. 계속 같은 종끼리, 심지어 근친 교배까지 하다 보니 유전병이 있는 경우가 많다. 믹스견은 서로 다른 품종의 개들을 교배해 태어난 소위 잡종이나 똥개를 의미한다.대개 품종견을 선호해 보호소에서도 이들은 쉽게 입양되지만, 믹스견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하지만 품종견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람 손길이 닿아야 한다. 유전 질환에 강한 믹스견은 기특하게도 자기가 알아서 잘 살아남는다. 그래서 여러 번 키워본 사람은 믹스견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찾는 이가 드물기에 중형견 이상의 믹스견들은 해외 입양을 많이 간다. 외국에서는 오히려 건강하고, 세상에 한 마리밖에 없어 스페셜한 믹스견을 더 좋아한단다. 한 쪽 눈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으로 입양간 개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한국에서는 장애견이라고 아무도 입양하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눈 하나 없는 건 장애도 아니라면서 입양해 가서 지금껏 잘 살고 있단다. 부산시는 최근 반려동물 친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초 조직개편을 통해 반려동물과를 신설한 부산시는 대학 동물병원 건립, 반려동물 특화 거리 조성, 반려동물 동반 결혼식장 조성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 좋지만 유기 동물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귀중한 생명이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포씨블 홈’은 8월 말쯤 반려동물 영화제와 함께 입양제를 열기로 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이유 없이 피로하고
기분이 가라앉는다면 칼슘 탓?
몸이 이유 없이 피로하고, 뼈가 쑤시거나 기분이 가라앉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나 노화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혈액 내 칼슘 수치가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좋은강안병원 갑상선두경부센터 홍종철(이비인후과 전문의) 과장과 함께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을 알아본다.□50대 이상 여성 발병 가능성부갑상샘기능항진증은 갑상선 뒤쪽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 기관인 부갑상샘에서 부갑상샘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발생한다. 평균 크기는 2~5mm 정도로 아주 작은 기관이다. 이 호르몬은 혈액 내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면 혈액 속 칼슘 수치가 높아지고 신체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건강검진 보편화와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부갑상샘기능항진증 진단은 증가 추세다. 과거에는 명확한 증상이 있는 환자만 진단됐지만, 고칼슘혈증이 발견되면서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에게서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홍 과장은 “완경 이후 뼈 보호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고 골흡수가 증가되면서 부갑상샘 기능에 영향을 끼쳐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증상은 다양하다. 피로감이나 무기력함, 우울감과 같은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식욕은 정상인데도 체중이 줄거나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통이나 뼈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골다공증이 악화되거나 반복적인 골절이 나타나기도 하며, 신장결석이나 잦은 소변, 탈수 증상, 변비나 복부 불쾌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홍 과장은 “여러 장기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퍼져 있어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거나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원인에 따라 치료법 달라져부갑상샘기능항진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부갑상샘에 생긴 양성 종양(선종)이다. 원발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이라고 불리며, 전체 환자의 약 80% 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밖에 만성 신부전을 앓거나 투석 중인 경우 속발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과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부갑상샘이 자율적으로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게 되면 삼차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이 있다. 당뇨병, 비타민D 결핍, 고령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골다공증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혈청 칼슘 농도가 낮아져 반사적으로 부갑상샘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하면서 발병될 수 있다.원인에 따라 치료도 달라진다. 원발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의 경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문제가 되는 부갑상샘을 제거하면 혈중 칼슘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며, 다양한 증상도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홍 과장은 “좋은강안병원 갑상선두경부센터에서는 숙련된 갑상선두경부외과 전문의가 최소절개 방식으로 수술을 시행해 흉터 부담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라고 밝혔다. 속발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은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으로 조절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부갑상샘이 과도하게 비대해진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삼차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 또한 심한 경우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세스타미비 스캔 널리 활용최근에는 수술 전 부갑상샘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영상 검사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세스타미비 스캔’이다. 세스타미비 스캔은 방사성의약품을 몸에 소량 주사한 뒤 감마 카메라로 부갑상샘의 활동 상태를 촬영하는 방식이다. 병든 부갑상샘은 정상보다 활발하게 작용해 약물이 많이 흡수되기 때문에 이상 부위를 영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외과의는 수술 전 병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최소한의 절개로 불필요한 조직 손상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부갑상샘 종양 수술 후 암으로 판명되면 수술 후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정기적인 검진도 필요하다.예방을 위한 명확한 방법은 없지만, 칼슘과 비타민D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무리한 단식이나 고단백식 중심의 식습관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5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 내 칼슘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담당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완경 이후 여성에게는 칼슘과 비타민 D 복용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을 진단받으면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홍 과장은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매우 좋은 질환”이라며 “피로와 우울감 등 이유 모를 증상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기분 탓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컬서 찾은 맛의 비결이
‘빵빵한 내공’으로
“아이들이 맘 놓고 먹을 빵을 만듭니다”■럭키베이커리‘럭키베이커리’는 부산에서 사워도우 빵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빵집이다. 사워도우 빵은 대개의 빵집처럼 이스트(효모)를 사용해 빠르게 가지 않고, 천연 발효종으로 오랜 시간 발효시킨다. 덕분에 사워도우 빵에서는 산미와 함께 깊은 풍미가 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게다가 글루텐 분해가 일어나 소화가 잘되어 건강빵으로 불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 좋은데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한번 이스트를 써서 만들다 보면 천연발효종으로 돌아오기 힘든 이유다.역시나 럭키베이커리의 사워도우 빵은 평소 자주 먹던 빵과는 격이 달랐다. 식감은 꼭 고기를 뜯는 것 같았고, 먹고 나서 속도 전혀 부대끼지 않았다. 한번 맛보니 이내 다시 생각이 났다. 2020년 문을 연 광안종합시장의 럭키베이커리 앞에 빵을 사러 온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늘어서는 이유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금도 토·일, 일주일에 이틀만 문을 연다는 사실은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김아람 대표는 “빵을 배운 뒤 어디 가서 일해보고 싶었지만 어디서도 써주지 않아서 모든 걸 직접 해 볼 수밖에 없었다. 요령도 없이 혼자 하다 보니 빵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5일 일해서 빵 400개 만들어 이틀 영업을 하던 시절이었다. 지난해부터 2호점 ‘데일리럭키’를 1호점과 멀지 않은 곳에 매일 열면서 단골들의 불만은 다소 해소된 모양이다. 럭키베이커리는 서울에서도 빵 맛을 인정받아 서울의 가게에도 택배로 납품을 하고 있다.김 대표의 아이 태명이 럭키였단다. 아이들한테 마음 놓고 먹으라고 할 수 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통하지 않았을까. 김 대표는 “우리는 식사빵이라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거나 소스나 샐러드와 많이 곁들인다. 해썹(HACCP) 공장이 완공되면 서울에도 지점을 내고, 빵친구들과 함께 올라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럭키베이커리:부산 수영구 무학로49번길 71, 데일리럭키:부산 수영구 수영로540번길 7.과일까지 사러 오는 디저트 전문점■아틀리에 스미다‘아틀리에 스미다’는 매달 제철 과일케이크를 1000개 이상 만드는 디저트샵이다. 아틀리에(작업실)라는 이름답게 ‘예쁘다’는 반응이 무조건 반사로 나온다. 디저트 계의 패셔니스타라고 할까. 스미다에 간다고 하니 사람들은 블루베리 케이크를 꼭 먹어보라고 권했다. 너무 달지 않고 건강한 느낌이 드는 이 케이크를 먹고 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김태희 대표는 “이 블루베리는 금정산에 있는 농장에서 재배한 걸 가져와 사용한 것이다. 블루베리 같은 과일 원물의 맛을 잘 전하는, 최대한 편안한 디저트를 만들려고 한다. 나머지 재료들은 도와줄 뿐이다. 인위적인 단맛으로 누르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금정산에서 블루베리가 자란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김 대표는 과일이 어떤 날은 맛있고, 또 어떤 날은 맛없는 게 들어오는 이유가 궁금했다.그가 농가를 직접 다니며 유통 과정을 들여다보니, 어떤 과일은 꼭 산지에서 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역의 좋은 재료를 찾아 발 벗고 나서다 보니 단골들의 제보도 이어졌다. 그렇게 대저 토마토, 금정산 블루베리, 김해 쌀, 산청 딸기, 함양 멜론을 생산자와 직거래하게 되었다. 시장에서 맛있는 과일을 고를 때 알아야 하는 게 있다. 스미다의 파티쉐는 어떤 재배 방식과 처리 방식에 따라 과일이 맛있어지는지를 품종 품평회를 열어 알려 주기도 했다. 그랬더니 케이크를 사러 왔다가 과일 맛에 반한 손님들이 과일까지 내놓으라고 했다. 할 수 없이(?) 스미다는 블루베리, 멜론, 호박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산지 직배송으로 판매하고 있다.고향인 부산에서 유명한 맛집이 되어,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에 기여도 하겠다는 꿈에 점차 다가가는 중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디저트는 먹어보고 좋아서 하는 선물이다. 부산에 오면 당연히 들러야 하는, 부산을 대표하는 가게가 되고 싶다. 하지만 지역의 시장만으로는 너무 좁아 온라인 택배가 중요하다. 서울 등 타지역에서도 부산의 신선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도록 택배 용기를 개발해 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 과정로41번길 20.수출부터 외국 양조장 협업까지 도전■꿀꺽하우스‘빵타스틱 마켓’에 전통주가 포함된 점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빵과 술은 모두 ‘발효’로 통한다. ‘꿀꺽하우스’는 젊은이 셋이 부산에서 뭉쳐 만든 신생 전통주 양조장을 겸한 브루펍이다. 꿀꺽하우스는 자체 양조한 전통주를 카페 같은 분위기의 매장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꿀꺽하우스는 젊은 도전 정신과 K-컬처의 인기를 타고 지역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꿀꺽하우스가 빚은 술이 이미 서울의 유명 한식 파인다이닝에 들어가고,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도 수출되었다. 이제는 광안리 매장을 찾는 손님의 평균 40% 정도가 외국인일 정도다.맛보지 않고 술을 논할 수는 없다. 꿀꺽하우스는 모두 김해의 청년 농부 김연수가 계약 재배한 멥쌀로 술을 빚는다. ‘광안밤’은 광안리 밤바다를 연상하면서 빚은 모히토 같은 탁주다. ‘더덕캐냈네’는 부산을 대표하는 맛집 언양불고기와 어울리는 술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로 탄생했다. 이 술에서는 더덕 요구르트 같은 맛이 난다.꿀꺽하우스의 최고 스타는 아무래도 ‘방정아 술’로 불리는 ‘욕망의 거친 물결’인 것 같다. 협업 전시 기념으로 만든 100병이 순식간에 소진된 뒤 정규 라인업으로 올라왔다. 드라이하고 산도가 높아 막걸리라기보다 내추럴 와인 느낌이 강하다. ‘내가 낸데’라고 뽐내던 이전의 모든 술 맛을 잠재우는 거친 물결이 순식간에 몰아쳤다.미국 뉴욕의 전통주 양조장 ‘하나막걸리’와 협업한 새로운 술이 8월에 출시한다는 새 소식도 전해졌다. 최승하 대표는 “과거에 전통주 시장은 협소했지만, 지금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전통주 시장을 다르게 봐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제안한 결과가 곧 나온다”라고 말했다. 부산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가 섞인 도시 뉴욕이 손잡은 술이 대체 어떤 맛이 날지 많이 궁금하다. 아마도 꿀꺽하우스의 크래프트(수제) 정신이 이 쌉쌀한 맛의 원천 기술인 것 같다. 부산 수영구 광남로 184-1.독일이 고향, 하지만 우린 부산 향토기업■주든‘Flüssiges Brot(플뤼시게스 브로트)’는 독어로 ‘액체 빵’이란 의미로 맥주를 말한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에서 맥주는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자 안전한 음료였다. 그래서 수도승들은 금식 기간에도 맥주로 허기를 채우고 영양을 보충했다. 빵타스틱 마켓에 맥주가 참가하는 이유가 있다.‘주든(Süden)’은 독일 맥주 브루어리 ‘툼브로이’의 두 번째 브랜드이다. 2021년 동해선 오시리아역 근처에 문을 연 툼브로이는 ‘근본 있는 맥주’라는 평을 받으며, 부산 대표 수제맥주 브루어리로 자리 잡았다. 툼브로이는 1907년부터 안드레아스 마인트 가문이 운영해 온 유서 깊은 양조장이다. 안드레아스 씨가 한국인 부인을 만나며 툼브로이가 부산에서 새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툼브로이는 다 좋지만 부산 시내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독일 맥주 자체가 좀 심심한 편이라 색다른 맥주를 소개하려니 본사(?) 눈치가 보여, 2023년에 주든을 열게 되었다. ‘주든(Süden)’은 남쪽이란 뜻으로, 마스코트도 남쪽에 있는 제일 귀여운 아이인 펭귄이다.주든은 힙하기보다는 가정집 같은 분위기가 오히려 더 인상적이다. 가족 단위로 와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제 맥주 한잔하고 가라는 의미다. 바 서비스도 해서 혼자 맥주를 마시기에도 좋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라는 라거 맥주 헬레스, 부드러운 독일 남부식 밀맥주 바이스, 일명 호밀빵으로 불리는 로겐 등을 맛볼 수 있다.음식은 툼브로이보다 더욱 다양해졌다. 독일의 국민 음식으로 불리는 커리부어스트(독일소세지와 감자튀김)가 대표적이고, 유럽에서 즐겨 먹는 스튜인 굴라쉬는 럭키베이커리의 사워도우 빵과 함께 제공한다. 육개장 라면을 넣은 이색 메뉴인 굴라쉬 라면도 흥미를 자아낸다. 이수봉 공동대표는 “툼브로이와 주든을 빨리 키우고 싶은 마음은 없다. 부산에서 탄탄하게 자리 잡아 향토 기업처럼 오래 가는 회사가 되고 싶다. 부산 기업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빵타스틱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 광남로 202 2층.산초 올린 이 빵 맛을 어떻게 설명하나…■소반 봄‘소반 봄’은 부산 동구 초량에 있을 때 좋아했던 가게다. 어느 날 기장으로 옮겨가 멀어지는 바람에 조금 섭섭했었다. 식재료가 이유였다. 기장은 먹을 게 많은 동네라, 원물(原物) 욕심에 기장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박민영 대표는 요리 연구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려 보이는 사람이다. 그는 기장에서 농사도 짓고 계약재배도 한다. 같은 기장 쪽파도 밭마다 다르게 키우는 모습을 보고, 제일 좋은 밭에서 나는 것을 쓸 수 있어서 좋단다. ‘소반 봄’의 스마트 스토어에서 기장멸치 안초비, 보라성게알, 기장멸치 청양고추조림 등이 인기 있는 이유다.‘빵초장’이 궁금해 찾아갔더니 박 대표가 직접 시연해 줬다. 빵 위에다 무염 버터, 그 위에 올려진 게 절인 청산초다. 이걸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버터로 살짝 순화시킨 산초 맛이 폭발하면서 입안 가득 향긋해졌다. 산초를 깨뜨려 먹는 게 포인트다. 산초는 경상도와 전라도 같은 남부 지방에서 즐겨 사용하는 향신료다. 추어탕에 넣을 줄만 알았지 빵과 곁들여 먹을 생각은 꿈에서도 해 본 적이 없다. 산초에 낯선 서울 사람들이 이 맛을 보면 얼마나 놀랄지 모르겠다. 살구 콩포트(Compote)를 올린 빵은 성게알 초밥 같은 느낌이 난다. 콩국수에는 소금을 넣는 대신에 오이지를 올렸다. 이 계절에 흔한 게 오이인데, 오이지 콩국수는 간도 맞고 오이 향이 배어나 ‘엄지척’이다.소반 봄은 지난해 기장시장에서 소비자가 직접 구입한 미역, 멸치, 쪽파 등 제철 재료를 활용해 즉석에서 건강한 한 끼의 상차림 식사를 제공하고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초장집을 2주간 열었다. 이 초장집이 빵으로 옮겨가면서 빵초장이 탄생한 것이다.박 대표는 “멸치 배가 들어왔다는 전화를 받으면 바로 뛰어간다. 멸치를 털기 전에 뜰채로 제일 좋은 거만 떠서 가져와 밤을 새서 안초비를 만든다.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아침에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당일 주문이 들어온 만큼만 만들어 판매한다”라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 일광읍 문오성길 487. 글·사진=박종호 기자
빵천동 골목 빵친구들,
‘빵타스틱’한 전국구의 꿈
부산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빵의 천국 ‘빵천동’이 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은 201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빵천동'이라는 맛있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아예 수영구가 나서서 빵천동 빵집 지도를 만들어 배포했고, 지금까지 수영구 홈페이지 등에서 당당하게 소개되고 있다.이 빵집 지도에 따르면 수영구의 빵집 밀집 지역은 부산도시철도 남천역 3번 출구~남천동 벚꽃 거리~수영로 464번길까지 약 4㎞ 구간이다. 2017년 당시 수영구에 있던 빵집 30곳을 수록했다. 2023년에는 남천동 빵집 골목상권을 배경으로 오래된 동네 빵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웹드라마 ‘수영제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현재 수영구에는 빵을 판매하는 카페까지 포함하면 빵집이 무려 8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그동안 남천동에도 빵집들의 생멸이 숱하게 교차했지만, 갈수록 힘들어지는 자영업 환경 속에서도 빵천동의 명성은 건재하다고 하겠다.전국 빵 마니아들의 ‘빵지 순례’ 명소로 명성을 이어오던 빵천동에 올해 들어 반가운 변화의 새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 4월에 처음 열린 ‘빵타스틱 마켓 (PANTASTIC MARKET)’이 태풍의 눈인 셈이다. 빵타스틱 마켓은 골목 상권의 소규모 빵집뿐만아니라 언뜻 보기에 빵과는 무관해 보이는 식음료 업체까지 빵친구로 연결해 새로운 캐주얼 미식의 재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제1회 ‘빵타스틱 마켓’은 지난 4월 20일에 처음 열렸다. 빵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글자가 돋보이는 포스터와 색다른 행사 내용은 SNS에서 일찍부터 화제가 되었다. 1회 행사에는 듀스포레, 럭키 베이커리, 베이크웍스 같은 수영구 대표 베이커리와 일부 타 지역 베이커리를 포함해 디저트 브랜드, 커피 로스터리, 잼·청·샤퀴테리 등 30개 업체가 참여했다.당시 빵타스틱 마켓은 빵을 깊이 있고 풍성하게 즐기도록 ‘취향 루트’로 구성한 점이 특색이었다. 자극 없이 부드럽고 순한 빵부터, 깊고 진한 풍미의 클래식한 빵, 식사가 되는 짭짤한 빵, 커피·수제 청·꿀 등 빵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페어링까지 방문객들은 네 가지 루트를 따라 걸으며 자신의 빵 취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빵타스틱 마켓이 개최된 장소가 실외 골프연습장이라는 사실도 화제가 되었다. 이날 하루 영업을 쉰 남천동 골프연습장 에브리싱글 골프앤라이프는 야외의 그린 위에 돗자리가 깔리자 근사한 소풍 장소로 변신했다. 참가자들은 가까운 시내 골프장 위에서 나들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인 시선커뮤니케이션의 집계 결과 1회 행사의 방문객은 808명이고 참가한 소상공인 60명의 만족도도 80%로 매우 높았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판매 성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었다.첫 회 행사의 성공에 고무된 주최 측은 두 달 만인 지난달 22일 같은 장소에서 제2회 빵타스틱 마켓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빵집, 전통주와 맥주 등 주류, 식재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까지 참가업체가 45곳에 달했다. 1회에 비해 50%나 늘어난 숫자였다. 사실 셀러들의 참가비가 저렴한 것도 한 몫을 했다.아틀리에 스미다 김태희 대표는 “참가비가 너무 저렴해 왜 그렇게 운영하는지 물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먼저 친구를 만들려고 한다는 말이 너무 좋았다”라고 전했다. 참가업체들은 각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빵타스틱 마켓 참가를 알렸다. 이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모두 합치면 18만 5000명에 달했으니 ‘뭉치면 산다’는 말이 실감 났다.첫회 때의 ‘취향 루트’는 2회부터 ‘소반 봄’ 박민영 대표의 제안으로 ‘빵초장’ 개념으로 한층 더 발전했다. 부산의 초장집 문화는 손님이 직접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활어를 골라 구입한 뒤, 그 활어를 가지고 초장집으로 이동해 회를 뜨고 상차림과 매운탕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1980년대 초 수영구 민락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초장집 문화는 부산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초장집 문화를 응용한 ‘빵초장’은 자기가 산 빵에다 마켓에서 파는 잼, 버터, 꿀, 시럽, 과일, 채소, 치즈, 사퀴테리, 오일 등 각종 재료를 올려서 어디서도 보지 못한 방식으로 맛있게 해주자는 개념이다.예를 들어 소금빵과 기장 멸치로 만든 안초비 오일, 사워도우 빵과 대저 토마토 바질 페스토, 크루아상과 수제맥주, 통밀빵과 전통주의 결합 등이다. 이걸 ‘백방으로 수소문하다’는 표현에서 착안해 ‘100빵과 빵친구(곁들임 음식 혹은 음료와 주류)’라는 슬로건으로 내건 것이다. 빵을 주식으로 먹는 일부 유럽 국가들은 빵집에서 와인은 물론이고 각종 소스, 크림, 치즈 등을 다 취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이제는 흩어져 있던 빵집과 빵친구들을 연결하는 빵타스틱 마켓 같은 플랫폼이 필요했던 것이다.럭키베이커리 김아람 대표는 “상업적으로만 만드는 기획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반면에 빵타스틱 마켓은 너무 재밌는 기획이다. 이처럼 재미나게 할 수 있는 기획들이 있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참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부산대 사회학과 학생들이 골목 상권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빵타스틱 마켓에 참여해 직접 셀러들을 만나고 골목을 관찰하며 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진 점도 의미가 적지 않다. 이들이 지역과 골목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산을 떠나야겠다는 생각 대신 부산에서 뭔가를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빵천동에서 열리는 빵타스틱 마켓과 빵친구들에 대한 관심은 이제 부산을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빵타스틱 마켓과 프로젝트 렌트가 서울 성동구 성수 산업혁신공간 ‘바스켓 성수’에서 개최한 ‘Bakeworks in Basket’ 팝업스토어가 그 시작이었다. 부산의 디저트 베이커리 베이크웍스와 부산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히떼로스터리, 베르크커피, 스트럿커피가 참가해 가지고 간 물량 전량 판매에 성공했다.빵타스틱 마켓은 앞으로도 매달 한 번씩 부산 업체들을 교대로 서울 성수동에 올려보낼 생각이다. 또 빵타스틱 마켓에는 서울 한 대형 백화점의 협업 요청이 들어왔고, 부산관광공사는 관광 콘텐츠 파트너 후원 의사를 밝힌 상태다. 빵타스틱 마켓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브랜드 홍보를 지원하기 위해 8월과 11월 등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빵타스틱 참가 업체 가운데 이미 서울에도 납품하고 있는 사워도우 빵의 선두 주자 ‘럭키베이커리’, 로컬 생산자 발굴에 앞장서고 있는 디저트 가게 ‘아틀리에 스미다’, 전통주를 수출하는 ‘꿀꺽하우스’, 독일이 고향인 맥주를 생산하지만 부산에서 향토기업으로 자리잡고 싶어하는 ‘툼브로이 주든’, 기장 멸치를 활용해 안초비를 만드는 ‘소반 봄’을 차례로 만나 그들의 이야기와 꿈에 대해 들었다.
해운대 아파트 숲에서 솟아나는
'아세안 문화 샘터'
버스와 트럭의 중간 형태를 띤 필리핀의 지프니,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태국의 삼륜 자동차 툭툭. 두 나라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용해 봤음 직한 동남아 국가 대중교통 수단의 실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산에 있다.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백병원 바로 뒤에 있는 KF아세안문화원. 10개국을 회원으로 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ASEAN)과 한국을 잇는 문화 플랫폼을 자부하는 곳, KF아세안문화원으로 들어가 보자.동남아 호텔에 온 듯한 로비툭툭을 지나 문화원 1층 로비로 들어서면 잎이 넓은 열대 나무를 배경으로 라탄 소재 소파와 그네 의자가 방문객을 반긴다. 잠시 부산을 떠나 어느 동남아 국가의 호텔 로비에 앉아 있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아세안 회원국인 이들 10개국은 특유의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빼어난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1층 로비에서는 첨단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다양한 현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영상을 통해 아세안과 처음 인사하는 장이다.벽면의 대형 라이브 미디어월에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3D 환경으로 구현된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열대우림, 필리핀의 코르딜레라스 계단식 논과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등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보호받고 있는 곳을 눈앞에서 실시간 만나는 환상적 경험을 할 수 있다.‘VR라운지’에서는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라오스의 왓푸, 베트남의 후에 등 유적지를 비롯해, 싱가포르 도심의 보타닉가든까지 헤드셋 착용만으로 순간 이동해 둘러볼 수 있다. 여행 전 방문한다면 생생한 현지 모습을 깊이 있게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디지털 놀이터’에서는 브루나이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5개 국가의 대표적인 축제에 참여할 수 있다. 디지털 실감 영상으로 재현되는 각국의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축제 현장으로 풍덩 빠져드는 경험은 어린이들에게 분명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만하다.건축전시장에서 영화를 만나다1, 2층에 각각 자리한 두 곳의 전시실에서는 연중 운영되는 상설전시회와 주제별로 개최되는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문화원 2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이야기하는 아세안: 종교, 예술, 삶’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10개국의 과거와 현재를 두루 살필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자개와 똑 닮은 베트남의 자개 공예품엔 왕조시대 국가시험에 합격한 관리의 금의환향 모습이 새겨져 있다. 작품 재료뿐만 아니라 과거급제를 연상시키는 내용까지 조선시대와 너무 유사해 놀라울 정도이다. 전시실에 상주하고 있는 해설사는 베트남과 우리나라가 같은 유교문화권으로서 비슷한 풍습이 많다고 설명했다.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차양과 둥근 모서리: 동남아시아의 아르데코와 모더니즘 건축의 오늘’전이 11월 9일까지 열린다. 인구 증가와 급격한 도시화, 첨단 기술 발달로 변모하고 있는 건축 양식과 미학을 통해 아세안의 현대 도시 형성과 도시민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유럽이나 미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현대 건축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오는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가 특히 눈길을 붙잡는 건 사진과 모형 등 일반 전시물에 단편영화가 더해졌다는 점이다. 전시에 등장하는 9편의 영화는 부산영상위원회가 진행하는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FLY)의 졸업생 대상 공모를 통해 제작된 작품들이다. 부산영상위는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선발된 9명의 감독에게 한-아세안 협력기금 후원으로 최대 5000달러의 제작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 인재들이 만든 영화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아파트촌 속에 자리한 문화 옹달샘KF아세안문화원은 2014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의 합의로 2017년 9월 문을 열었다. 부산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외교부가 건물을 세운 국유재산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운영하고 있다. KF아세안문화원은 아세안 국가 밖에 설립된 세계 유일의 문화원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아세안 국가 고위 공직자나 외교관, 혹은 공무원 연수단이 부산을 방문하면 반드시 들르는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문화원은 또 부산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아세안 국가 출신들의 사랑방 노릇까지 수행하고 있다.그렇다고 일반 시민에게 문턱이 높은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전시회와 시민강좌, 영화제 등 연중 개최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아세안을 알리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전시회뿐만 아니라, 미얀마 문화의 날(5월), 부산외대 특수외국어사업단과 함께하는 온라인 언어강좌(7월), 국내 중등 교원 직무연수(8월) 등을 시행했거나 계획하고 있다. KF아세안문화원 관계자는 “넷플릭스 영화 등을 통해 아세안 국가 문화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요리교실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강좌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이어 “무더운 여름, 오가다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는 것도 환영한다”며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아세안 국가에 대한 문화 갈증을 단번에 해결해 줄 옹달샘 같은 KF아세안문화원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 오후 7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단체관람 신청은 연중 가능하다. 기타 상세한 내용은 홈페이지(ach.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 051-775-2000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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