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던진 공천, 출렁이는 판세…드라마 같았던 PK ‘50일 열전’
전재수 ‘통일교 의혹’ 버티기, 박형준은 ‘컷오프’서 부활
與, 李 지지율 발판 기세 선점 불구 ‘공소 취소’ 이후 접전 전환
북갑 ‘빅매치’에 시·도지사 선거보다 관심 집중 기현상도
선거전도 여야 과거 행태와 정반대, 막판 접전에 총력전 양상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가 31일 오후 부산 남구 평화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남구 지역 출마자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6·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31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장 앞에서 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가 종착지에 다달랐다. 여야가 시·도지사 후보를 확정한 4월 초부터 50여 일의 열전이었다. 이번 선거전은 순탄치 않았던 각 당의 후보 선출부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라는 변수, 여기에 초반과는 확 달라진 종반 판세 등 수많은 극적 요소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 단순한 지방선거를 넘어 차기 대선 구도와 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짧은 한 편의 정치 드라마 같았던 PK 선거전의 ‘장면들’을 짚어봤다.
PK 열전의 시작은 후보 공천이었다. 이 지역이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여야는 후보 선정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점찍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등으로 일찌감치 라인업을 꾸렸다. 부산시장 유력주자인 전 장관이 출마 직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이면서 장관 사퇴 등 난기류를 맞기도 했지만, 이후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자 당 지도부는 교체론을 일축하고 전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기세에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PK 현역 시·도지사 재공천으로 맞섰다. 그러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가 박형준 부산시장을 느닷없이 ‘컷오프’(공천 배제) 하겠다고 나서면서 지역 정치권이 큰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지역 정치권의 반발과 수습 노력으로 박 시장이 주진우 의원과의 경선을 거쳐 3선 도전을 확정했지만, 초반 레이스에서 상처를 입은 박 후보는 당 지도부와는 거리를 둔 독자 선대위로 본선을 치렀다.
PK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다름 아닌 부산 북갑 보궐선거였다. 전재수 후보가 빠진 이 지역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 등 거물급 신인들이 나서면서 ‘빅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특히 여야 모두의 집중 견제를 받는 무소속 한 후보가 막강 팬덤의 지지를 발판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의 ‘생환’ 여부가 6·3의 최대 이슈가 된 듯 하다. 다만 북갑이 전국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오히려 시·도지사 등 이 지역 지방선거가 유권자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선거전 초반은 PK에서도 50% 이상인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여기에 해양수산부 이전 등 정부여당의 정책 역량을 활용한 지원전을 바탕으로 민주당이 기세를 선점했다. 민주당 시도지사 후보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여론조사가 이어졌고, “(부울경에서 민주당이 대승한)2018년 어게인이 될 것”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PK는 보수의 최후 방어선”이라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선거전 양상도 민주당 후보들이 토론회 거부 등 과거 국민의힘의 ‘부자 몸조심’ 전술을 답습하는 반면 수세인 국민의힘 후보들이 네거티브까지 동원한 총력전에 나서는 등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그러나 야당이 ‘이 대통령 죄 지우기 특검’이라고 비판하는 ‘조작 기소 특검법’을 여권이 강행하려 한 시점 이후로 선거 기류는 또 한번 출렁였다. PK와 서울, 충청 등 이른바 ‘스윙’ 지역에서 보수 후보들이 맹추격하면서 이 지역들의 판세는 여론조사 상 오차범위 내 경쟁으로 바뀌었다. 이번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기준점인 PK 선거가 예측불허 상태로 전환되자, 현직, 전직 대통령이 줄줄이 방문 지원에 나서는 등 여야의 화력전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