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수조 투자
오픈AI 협력 이어 AI 에이전트 영역 확장
앤트로픽 “투자 라운드서 98조 유치”
앤트로픽, AI 에이전트 성장 전망주
삼성·SK, 앤트로픽에 HBM 탑재 전망
앤트로픽 로고.(출처=로이터)
최근 AI(인공지능) 반도체 확대로 메모리 분야에서 고공실적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클로드’로 유명한 미국 AI 에이전트 기업 앤트로픽에 수조 원의 투자를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국내 메모리 업체들이 생성형 AI 플랫폼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협력에 이어 앤트로픽에 투자하는 것을 놓고 AI 에이전트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앤트로픽에 투자한 금액은 조 단위로, 삼성전자 단독 투자 규모만 수조 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을 포함한 메모리 3사 중 삼성전자의 투자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지난 28일 최근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 달러(약 98조 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440조 원)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라운드에 메모리 3사는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 자격으로 참여했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협력 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SK가 AI 하드웨어·반도체 분야에서 AI 에이전트 분야로 협업 관계를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앤트로픽은 오픈AI의 대항마로 불릴 만큼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잠재성이 큰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달 초 기준 연 환산 매출액은 47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클로드’에 이어 ‘클로드 미토스’, ‘오퍼스4.8’ 등 새로운 버전 출시도 준비 중이다.
AI 에이전트 생태계에는 AI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AI 칩 설계·제조 기업들이 광범위하게 포함돼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최대 5GW(기가와트) 규모 신규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 계약을 체결했고, 구글·브로드컴과는 차세대 텐서처리장치(TPU) 기반 5GW 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합의하는 등 컴퓨팅 인프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앤트로픽 투자에 구글은 수십억 달러, AWS는 50억 달러 규모로 참여했다. 삼성·SK로서는 이들을 포함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해 메모리 공급 활로를 찾을 기회인 셈이다.
앞서 양사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투자로 앤트로픽이 주요 AI 에이전트 운영을 위해 구축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될 전망이다.
또 현재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오픈AI를 제칠 정도로 유망한 만큼, 차세대 AI 에이전트 기업에 선제 투자함으로써 미래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ASML 지분 3.0%를 약 7000억 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후 2016년, 2023년, 2024년 순차 매각을 통해 8배가량의 이익을 거둔 바 있다.
삼성전자는 앤트로픽과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패키징 등 반도체 전방위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앤트로픽이 3대 메모리 업체의 투자 참여에 관한 발표문에서 ‘로직 칩’을 언급한 것을 두고 삼성전자가 앤트로픽의 대표 모델인 클로드에 활용되는 AI 칩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SK의 이번 앤트로픽 투자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가 더 이상 AI 인프라 생태계의 부품이 아니라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