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보수’ 등장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운 부산 정치권…여야 셈법 엇갈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역대 선거마다 벌어진 여론조사 오차
민주, 이 대통령 지지율 근거로 자신감
‘샤이 보수’ 등장 가능성 주목

더불어민주당 전재수(왼쪽)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부산일보 DB 더불어민주당 전재수(왼쪽)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부산일보 DB

“여론조사는 접전인데, 개표함을 열면 보수표가 더 많았다.”

부산 선거 때마다 반복돼 온 이 공식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될까. 부산 정치권이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다시 떠오른 ‘샤이 보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이 여론조사보다 실제 득표율에서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번 부산시장 선거 역시 숨은 보수층 결집 여부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다만 여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과 정부 지원론 등을 근거로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후보 진영 모두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 추이를 보며 샤이 보수 결집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부산에서는 여론조사와 다른 선거 결과가 여러 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21대 대선을 앞두고 <부산일보> 의뢰로 진행된 여론조사(5월 24~25일, 부산 성인 807명, 무선 ARS, 95% 신뢰수준±3.4%P, 응답률 6.9%)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42.3%,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43.1%로 두 후보 간 격차는 0.8%P 초박빙이었다. 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 김 후보가 51.39%를 득표해 이 후보(40.14%)를 11.25%P 차로 이겼다. 여론조사 대비 격차가 10%P 이상 벌어진 셈이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뉴스토마토 조사(5월 6~7일, 부산 성인 1006명, 무선 ARS,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7.0%)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58.2%,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29.1%로 격차는 29.1%P차이를 보였다. 실제 결과는 박형준 66.36% 변성완 32.23%로 격차가 34.13%P까지 벌어졌다. 보수 후보가 여론조사보다 8%P 이상 더 득표한 셈이다.

2024년 실시된 22대 총선에서도 ‘샤이 보수’ 효과는 드러났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왔고, 투표 당일 오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사 3사 출구조사에서도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 우세 6곳, 민주당 우세 1곳, 경합 11곳으로 예측됐다. 결과는 국민의힘 17석, 민주당 1석이었다. 민주당은 접전지에서 모두 패배했다.

개별 선거구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부산 연제구에서 <부산일보>·부산MBC가 KSOI에 의뢰한 조사(4월 1~2일, 506명, 무선 ARS, 95% 신뢰수준 ±4.4%P, 응답률 8.9%)는 진보당 노정현 후보 56.7%,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 37.5%로 19.2%P 격차를 보였다. 실제 개표 결과는 김희정 54.41%, 노정현 45.58%로 오히려 김 후보가 8.83%P 차로 이겼다.

선거 직후 실제 투표 여부를 묻는 방식이어서 비교적 정확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부산에서는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타난 사례가 있다. 2024년 총선 당시 부산 남구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 박재호 후보가 51.3%,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48.7%로 박 후보의 2.6%P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는 박수영 후보 54.40%, 박재호 후보 45.59%로 박 후보가 8.81%P 차 승리를 거뒀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실재한다고 해석하는 모습이다. 선거 막판 보수 유권자 투표 독려 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출구조사 응답을 기피하는 보수 지지층이 실제 투표장에서는 적극 결집하는 현상이 있다고 본다. 영남 민주당 지지자 과대표집 문제도 차이가 드러나는 원인으로 꼽는다. 보수세가 강한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자가 ‘열세 지역’이라는 의식 때문에 여론조사에 더 적극 응답하는 반면, 보수 지지자는 ‘우리는 어차피 이긴다’는 안도감으로 무관심해지는 비대칭 응답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부산은 고령층 비중이 높고 투표율도 고령층이 높다”며 “무선 100%보다 유선을 20~30% 정도 넣어야 실제 투표 결과와 근접한 조사가 나온다”고 평가한다. 어떤 조사 방식이 현실에 가까운지도 논쟁거리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6·3 선거에서도 이 변수가 얼마나 작동할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한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막판 보수 결집 가능성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여권은 막판 보수 결집을 우려하면서도 “이번은 다르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핵심 근거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다. 최근 <부산일보> 조사(5월 23~24일, 1002명, 무선 ARS,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7.6%)에서는 부산시민의 55.6%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37.9%로 긍정이 17.7%P 앞섰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7.1%,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1.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에서 여당 지지 응답이 5.5%P 높게 나타난 셈이다. 민주당이 승리했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긍정 평가가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권이 부산에서 승리했던 구조와 유사하다는 논리다.

2018년 제7회 지선(6월 13일)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CBS·리얼미터, 5월 5일, 801명, 유선 ARS 40%·무선 ARS 60%, 95% 신뢰수준 ±3.5%P, 응답률 4.3%)에서 민주당 오거돈 후보(57.7%)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27.1%)를 30.6%P 차로 앞섰고, 실제 선거에서도 오 후보가 55.23%를 기록하며 여론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또 전재수 후보가 등록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내준 적이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부산 전체 민심의 가늠자로 꼽히는 부산진구 선거 결과도 주목 대상이다. 부산진구는 역대 부산시장 선거에서 전체 득표율과 가장 유사한 결과를 낸 지역으로, 일종의 ‘부산의 축소판’으로 통한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부산 전체 결과는 국민의힘 박형준 66.4%,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32.2%였다. 부산진구는 박형준 65.9%, 변성완 32.6%로 전체 득표율과 0.5%P 내외로 맞아떨어졌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오거돈·서병수 대결에서도 전체 결과와 부산진구 득표율 차이는 1%P 안팎이었다. 두 차례 선거 모두 부산진구가 부산 전체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민주당
    스마트폰 영상제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