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론까지 나오는 현장체험학습… 교육감 후보들의 대책은
교사 책임 부담에 체험학습 기피
수학여행 중 발생한 돌발 사고에 대해 인솔 교사 개인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최근 판례의 여파로 부산지역 숙박형 체험학습 비율이 급감(부산일보 4월 20일 자 2면 보도)했다. 교사들이 과도한 책임과 악성 민원에 큰 압박을 느끼며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기피하는 사태에 이르자, 부산시교육감 후보들은 저마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법적 면책, 시스템 연계, 책임 행정 등의 타개책을 내놨다.
김석준 후보는 현실적인 ‘법적 보호망 구축’과 ‘행정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김 후보는 “체험학습 기피는 학교의 선택이 아닌, 교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 부담 때문”이라며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교원의 책임을 면제하는 ‘면책조항 명문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선 학교에 안전요원 배치 예산과 인력풀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운동장 개방 등에서 불거지는 악성 민원 차단을 위해 전담 ‘민원 대응팀’을 신설해 교사가 교육에만 전념할 환경을 약속했다.
정승윤 후보는 교사 개인이 짊어진 짐을 지역사회와 유관기관이 함께 나누는 ‘공동 책임 체계’를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 후보는 지자체와 경찰, 소방, 보험이 촘촘하게 연계된 ‘공공안전 매뉴얼’을 도입해 원천적인 안전망을 짜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학교 측이 코스 선정과 행정 판단에 골머리를 앓지 않도록 교육청이 직접 검증된 기관을 사전 인증하는 ‘프로그램 표준화’를 도입하고, 해양·항만·생태 등 부산의 강점을 살린 ‘부산형 플랫폼’으로 체험학습의 질적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최윤홍 후보는 ‘교육감 최종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 후보는 과거 권한대행 시절 강원도 수학여행 판결 논란 당시를 회고하며 “안전사고의 최종 책임은 교육감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공문을 지시했다”며 책임지는 수장의 역할을 부각했다. 그는 최근 부산지역 초등학교들의 운동장 사용 중지 사태를 비판하며 “문제 발생 시 책임지지 않는다면 교육감이 왜 필요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교사를 법적 부담에서 보호할 면책 범위 법령 개정은 물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해 체육·독서·예술의 중심인 운동장을 다시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단순 놀이 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현장의 쓴소리도 나온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놀이공원 방문 위주의 체험학습이 어떤 교육적 의미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되는 학습 중심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