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에 취해 민심 몰라” vs “북구서 뭐 했나”…부산시장 토론 난타전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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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북구서 혁신 구상 한 번도 못 들어"
전재수 "북구 주민 모욕 말라" 반발
시정 성과·공약 놓고 공방 벌여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19일 오후 부산 KNN에서 진행된 부산시장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19일 오후 부산 KNN에서 진행된 부산시장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일자리와 지역 발전 방향 등을 놓고 충돌했다. 박 후보는 전 후보를 향해 “북구에서 한 일이 뭐냐”며 직격하자 전 후보는 “북구 주민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맞받아치는 등 토론 내내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19일 오후 KNN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전 후보를 향해 “지난 10년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로 혁신적으로 새롭게 한 일이 뭐가 있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5년 간 시장직에 있으면서 전 후보로부터 북구에 혁신적인 산업이나 기업 육성을 위해서 이런 거 합시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은 적 없다”고 비판했다. 10년간 지역구 의원으로 있으면서 북구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구상을 내놓은 적이 있냐고 따진 것이다.

전 후보는 구포개시장 폐쇄, 금빛노을브릿지 조성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금빛브릿지는 서병수 전 시장이 기획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구포개시장 폐쇄에 대해서도 “그걸 갖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냐”며 창의적인 지역 발전 전략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전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부산 의원 중 민주당 의원은 제가 유일하고 북구 주민들이 3선 의원으로 만들어 주셨다”며 “아무 한 일도 없는 전재수를 북구 주민들이 뽑았겠냐”고 맞섰다. 이어 “이건 전재수를 욕보이는 게 아니라 전재수를 선출해준 북구 주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박 후보에게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전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박 후보를 향해 지역 민심을 모르고 숫자에만 취해 있다고 압박했다. 박 후보는 “상용 근로자는 100만을 넘었고, 24세~39세 청년 고용률이 68%에서 75%로 올랐다”며 시정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전 후보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청년 3만 2000명이 순유출됐고, 부산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5년 연속 특·광역시 1등”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상용직 근로자가 100만이라고 하는데, 월 근로일수 전국 2위, 비정규직 비율 3등, 대졸 청년 취업률은 7년 연속 꼴등”이라며 “숫자에 취해 힘들고 어려운 부산 시민의 삶을 모르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시정이라고 하는 것은 지표와 수치를 가지고 추세의 변화를 보는 것”이라며 전체 흐름이 개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대표 공약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전 후보는 박 후보의 ‘청년 1억 만들기’ 공약에 재원 조달 문제와 수익률 확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전 후보의 공약을 향해 “부산시가 이미 추경에 다 담아서 하고 있는 것들을 마치 새로운 것처럼 발표하면 그건 시민들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청년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청년 뉴딜 정책과 다른 게 하나도 없다”며 참신함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전 후보는 “제 공약이 다른 정책을 베꼈다고 말씀하시는데 전혀 사실과 다른 말씀”이라며 “저희가 정말로 고심하고 설계해가지고 부산의 청년들과 시민들께 발표한 공약”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성과가 검증된 정책은 중앙정부, 다른 시도 할 거 없이 다 받아들여서 청년들이 부산에서 떠나지 않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받아쳤다.

만덕-센텀 대심도 도로 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 후보는 만덕-센텀 대심도 도로의 병목 현상을 거론하며 “대심도가 아직도 부산 교통 체계 전환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느냐. 부산 시민들께 사과 말씀은 한마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박 후보는 “출퇴근 시간에 약간의 불편이 있어서 시민들이 불편해하시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도로가 완공됨으로써 부산의 내부 순환 도로를 사실상 완성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발생한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전 후보는 “금정산 국립공원이 되고 난 뒤에 반려견 동반 산책이 금지됐다. 퇴근 후 야간 산책도, 암벽 등반이나 산악 자전거 같은 것도 금지돼 부산 시민들이 날벼락을 맞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후보는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의 장점을 언급하며 “몇 가지 규제가 강화된 거는 협의를 해서 풀어야 되는 것”이라며 “현재 불편이 나오는 민원 사항들을 파악해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은 후보 간 네거티브 보다 대체로 정책 공방이 주를 이뤘다. 마무리 발언에서 전 후보는 해수부·HMM 본사 부산 이전 등 성과를 내세우며 “부산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호소했고, 박 후보는 전 후보 측 20대 보좌진이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것을 모른다고 회피하는 게 부산시장으로서 적합하냐”고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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